11월 1일, 용인에 위치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L=4.346㎞)에서 펼쳐진 2025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하 슈퍼레이스)의 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클래스(이하 6000클래스)의 시즌 챔피언으로 이창욱(금호SLM)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18년째를 맞이하는 6000클래스는 오전에 치러진 예선에서 랩 레코드를 갱신하며 예선 1위를 차지한 노동기(금호SLM)가 7라운드의 페널티로 3그리드 강등되며 예선 2위의 이창욱이 폴시터로 자리한 가운데 총 22랩으로 결승이 치러졌다.
5개의 적색 신호등이 꺼지며 스타트를 알리자 4그리드에서 출발한 노동기가 재빠르게 속도를 올려 미들라인으로 치고 나선 후 이창욱을 쫓으며 2위에 자리했고, 정의철(서한GP)과 장현진(서한GP)이 뒤따라 순위를 형성했다.
3랩차를 맞이해 장현진이 정의철을 제치고 3위로 나서며 0.455초 차이로 노동기를 쫓기 시작했고, 종합순위 2위의 김중군은 오픈 랩에서 일어난 사고의 여파로 피트인하며 순위가 크게 하락해 시즌 챔피언 경쟁에서 멀어져버렸다.
경기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장현진이 노동기에 바짝 따라붙으며 틈을 노리기 시작했고, 14랩차 장현진과 노동기의 휠투휠 배틀이 펼쳐지며 관람객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고 갔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자리 싸움 끝에 마지막 코너에서 라인이 얽힌 두 차량은 컨택이 발생하며 스핀했고, 노동기는 6위, 장현진은 9위까지 하락하고 말았다.

어부지리로 순위가 2위로 올라선 정의철이 1:56.036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이창욱을 향해 가열찬 질주를 펼치기 시작했고, 장현진 또한 속도를 올리며 추월을 거듭해 4랩만에 7위로 올라서며 노동기와 다시 한번 범퍼 투 범퍼의 자리 싸움에 돌입했다.
아찔했던 사고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추월의 의지를 불태운 장현진은 19랩차에 결국 노동기를 추월하며 6위로 올라섰고, 이어 같은 팀의 정의철 또한 20랩차에 이창욱과 격차를 0.416초까지 좁히며 우승을 향한 집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라스트 랩을 맞이하며 0.2초여 간격으로 따라붙은 정의철은 7번 코너를 지나며 이창욱의 안쪽 라인을 파고든 후, 그대로 8~9코너까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사이드 바이 사이드로 자리 싸움을 벌인 끝에 결국 이창욱을 따돌리고 선두로 앞서 나가는 명장면을 선보여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환호를 한 몸에 받았다.
그대로 이창욱과 거리를 벌려가며 질주를 이어나간 정의철은 결국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아들며 시즌 두 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정의철은 개인통산 32번째 포디엄을 기록하며 김의수, 조항우, 황진우를 제치고 6000클래스 최다 포디엄 기록을 단독으로 보유하게 되었다.
폴 포지션으로 출발한 이창욱은 비록 정의철에게 마지막 추월을 허용하며 2위로 피니시했지만, 결승 18점과 완주 점수 1점을 얻어 총 144포인트를 획득해 이튿날 있을 9라운드 결과에 상관없이 종합우승을 조기 확정지었다.
치열한 경쟁 끝에 극적인 우승을 만들어 낸 정의철은 “오늘 우승은 여러가자로 매우 의미가 있다. 팀에 소중한 두 번째 우승을 보탤 수 있었고, 타이어 경쟁에 있어서도 자력으로 승리를 쟁취했다는 점에서 더욱 뜻 깊다.”며, “6000클래스 최다 포디엄 기록을 수립했다는 것 또한 기쁘다. 매 시즌마다 꾸준하게 포디엄에 올라 섰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시즌 챔피언 못지 않게 프라이드를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일이라 더 없이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6000클래스 데뷔 4년만에 시즌 챔피언이라는 정점에 올라선 이창욱은 “조기에 종합우승을 확정지어 기쁘지만, 한편으로 팀 메이트의 사고도 있었기에 응어리가 남는 기분이다.”라며, “내일도 경기가 남아있고, 날씨나 기온을 고려할 때 타이어 조건이 더 좋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며 남은 최종전에 대한 각오를 보여주었다.
한편 경기중 최광빈(원레이싱)의 후미 추돌로 인해 8위에서 14위까지 순위가 내려앉은 황진우(준피티드)는 다시 한번 완주에 성공하며 66회 연속완주 기록을 이어갔으며, 이번 시합으로 95.612㎞의 주행거리를 추가해 6000클래스에서 최초로 누적 주행거리 10,000㎞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글 이광선 | 사진 정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