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2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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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에서 재현된 영불전투, 프랑스의 승리로 귀결

by Kwang Sun Lee

지난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에 걸쳐 마카오 기아 서킷(L=6.120㎞)에서 개최된 ‘FIA FR 월드컵'(이하 FR월드컵)은 예선부터 결승까지 영국과 프랑스의 자존심 싸움이었다.

‘제72회 마카오 그랑프리’(이하 마카오GP)의 메인 경기이기도 한 FR월드컵에서 각 지역에서 참가한 27명의 포뮬러 유망주들이 치열한 경합을 펼치는 가운데 프레디 슬래터(영국, SJM Theodore Prema Racing)가 2:15.708의 기록으로 첫 예선에서 순위표 최상위에 올라섰다. 이어 엔조 델리니(프랑스, R-ACE GP)가 0.308초 차이인 2:16.016의 기록을 보이며 2위에 자리했다.

이튿날인 14일(금)에 진행된 2차 예선에서는 1차 예선 4위에 머물렀던 테오필 나엘(프랑스, KCMG ENYA PINNACLE MOTORSPORT)이 슬래터의 예선 기록보다 0.1초여 빠른 2:15.609의 랩타임과 함께 예선 1위로 올라섰다. 1차 예선에서 탑랭크를 차지한 슬래터는 2:15.876에 그치며 나엘을 넘어서진 못했다.

두 번의 예선 결과에 따라 나엘이 예선 레이스의 폴 시터를 차지했고, 이어 슬래터가 2그리드에서 출발 준비를 마쳤다. 3, 4, 5그리드 모두 프랑스 국기로 채워진 가운데 나엘의 팀 메이트인 마리 보야(스페인, KCMG ENYA PINNACLE MOTORSPORT)가 6그리드에서 역전을 노렸다.

15일(토)에 치러진 예선 레이스에선 다시 한번 유니언 잭이 휘날렸다. 총 10랩을 주행에서 22분 52.21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아낸 슬래터가 결승 폴 포지션을 확보하며 기쁨의 포효를 내질렀고, 6그리드에서 출발한 보야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며 2그리드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예선 레이스 폴시터로 출발한 나엘은 3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고, 델리니 또한 6위로 결승선을 지나며 좀처럼 상위권에 도달하지 못해 답답해 하는 모습이었다.

72회 마카오GP에서 개최된 FIA FR 월드컵에서 예선 레이스 1위를 차지한 프레디 슬래터

마카오GP 마지막 날, T.오웬(베트남, SAINTELOC RACING)이 포메이션 랩에서 스타트를 못하며 쉽지 않은 결승을 예고했다. 스타팅 랩에서 슬래터를 추월하며 보야가 선두로 나섰고, 델리니와 나엘이 각기 3, 4위에 포진하며 자리 싸움을 펼쳐보였다.

자칫 과열될 듯 싶었던 첫 랩은 레자 시우루쑨(영국, TRIDENT MOTORSPORT)이 리스보아 코너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사고로 리타이어 하며 잠시 냉각기를 맞았다. 3랩 동안 SC상황으로 경기를 이어간 후 펼쳐진 재스타트에서 슬래터가 추월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보야를 앞서며 순위를 탈환했고, 나엘 또한 3위로 올라서며 경기가 펼쳐졌다.

선두로 나선 슬래터는 점차 보야와의 격차를 벌려가며 질주를 펼쳤고, 델리니에게 다시 추월을 허용한 나엘은 좌우로 주행 라인을 바꿔가며 추격의 기회를 넘보는 가운데 맞이한 8랩차, 오스카 우르츠(오스트리아, EVANS GP)가 또다시 리스보아 배리어에 추돌하며 SC가 발령됐다.

5랩을 남겨두고 재스타트와 함께 보야가 또 한번 슬래터를 제치며 선두로 나섰고, 마지막 코너를 빠져나오다 방호벽에 타이어가 부딪힌 슬래터는 아쉽게 경기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유력한 우승후보가 사라지면서 선두권은 보야, 델리니, 나엘의 삼파전 양상으로 변했다. 이번 대회의 극적인 반전은 잔여 2랩을 남겨놓고 펼쳐졌다. 뒤에서 쫓아오는 델리니를 의식해 인코스로 방어하던 보야는 미처 델리니의 뒤에서 치고 나오는 나엘을 막아설 수 없었고, 활짝 열린 직선 코스를 향해 마음껏 가속페달을 밟은 나엘은 그대로 두 선수를 추월하며 선두로 앞서 나갔다.

뒤늦게 나엘을 따라잡기 위해 보야가 속도를 올렸지만, 곧바로 맞닥뜨린 리스보아 코너에선 더이상 욕심을 낼 수 없었다. 다음에 맞이할 코너에서 추월의 기회를 넘봤지만 토키야 스즈키(일본, TOM’S FORMULA)를 비롯해 총 3대의 차량이 코스 곳곳에서 배리어를 들이받고 멈춰서면서 다시 한번 SC가 발령됐다.

결국 세이프티 카가 대열을 이끄는 가운데 파이널 랩을 맞이했고, 나엘에게 가장 먼저 체커기가 주어지면서 포디엄 최정상에서 프랑스의 삼색기를 휘날리게 됐다. 경기 내내 슬래터와 치열한 접전을 펼쳐 보였지만, 아쉽게 마지막을 막아내지 못한 보야가 2위로 포디엄에 올라섰으며, 델리니가 시상대의 마지막 단상을 차지해 샴페인을 터뜨렸다.

극적인 우승을 선보인 나엘은 “기분이 정말 정말 좋다. 주말 내내 페이스가 좋았지만, 인내심이 필요했다. 어제와 오늘 모두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서 침착함을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는 마카오에서 경주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체커기를 받을 때까지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는 것에 대비했다.”라며, “주말 내내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고, 이제야 실감이 난다. 리스타트가 좋았고, 6단 기어를 넣고 가속했다. 전방에서 왼쪽으로 틈이 보였고, 평소보다 늦게 브레이크를 밟고, 거울로 마리 보야를 주시했는데 결과가 좋게 이어졌다.”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FIA FR 월드컵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한 테오필 나엘

글 이광선 | 사진 정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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