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금호 FIA TCR World Tour’의 시즌 챔피언의 영예가 프랑스 출신 드라이버 얀 에라헤(#168, CYAN RACING LYNK & CO)에게 돌아갔다.
지난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 열린 ‘제72회 마카오 그랑프리'(이하 마카오GP)에서 개최된 ‘금호 FIA TCR World Tour’는 시즌 파이널 라운드로 챔피언이 결정되는 경기이기도 했다. 마카오 기아 서킷(L=6.120㎞)에서 진행된 19라운드에서 얀 에라헤는 3위로 포디엄에 올라서며 일찌감치 시즌 챔피언의 왕관을 머리에 썼다.
11월 14일(금)에 진행된 두 번의 예선에서 얀 에라헤는 각기 3위와 2위를 차지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첫 예선은 2:28.610의 랩타임을 선보인 스페인의 미켈 아즈코나(#196, BRC Hyundai N Squadra Corse)가 1위에 올랐고, 1차예선 상위 12명으로 치러진 2차 예선에선 아르헨티나의 네스터 지롤라미(#129, BRC Hyundai N Squadra Corse)가 가장 빠른 2:28.640의 기록으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번의 예선기록을 합산한 결과에 따라 지롤라미가 폴 포지션으로 19라운드를 시작하게 됐으며, 얀 에라헤는 2그리드에 배정 받았다. 종합우승을 두고 경쟁하는 테드 비요르크(#111, CYAN RACING LYNK & CO)는 3그리드에서 승부를 펼치게 됐다.

그러나 토요일 경기에서 비요르크는 운이 따라주지 못했다. 선두에서 출발한 지롤라미가 총 10랩을 그대로 굳히며 우승으로 연결지었고, 아즈코나가 2위로 올라선 반면 비요르크는 에스테반 귀리에리(#186, GOAT RACING
)에게 발목 잡히며 오히려 두 순위 떨어져 5위로 결승선을 지났다. 그러나 얀 에라헤는 3위로 포디엄 피니시를 달성하며 예선 점수를 포함 총 32점을 추가하며 자력으로 시즌 챔피언을 쟁취해 냈다.
우승을 차지한 네스터 지롤라미는 “저속 구간에서 살아남는다면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직선에 강했기 때문에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고, 빠른 구간에서 속도를 내면서 다른 구간에서 이를 지켜내는 것이 전략이었다. 한 순간 진동이 느껴지면서 차가 버텨낼 수 있을까 싶었다.”라고 경기를 돌아봤으며, “BRC 현대 팀에 계신 모든 분들께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 그들의 노고에 감사드리고 싶다. 미켈이 P2에 합류한 것은 처음부터 팀의 명령이었으며, 우리는 현명하게 플레이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원투피니시를 차지하는 게 주요 목표였고, 미켈이 뒤를 따라 포디엄에 오르면서 팀에 환상적인 결과를 안겨주어 기뻤다.”며 소감을 남겼다.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한결 여유롭게 파이널 라운드를 맞이하게 된 얀 에라헤는 “좋은 시즌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차지했던 선두를 끝까지 지켜낼 수 있었다. 한국에서의 경기 이후 시즌 종반까지 적지않은 압박이 있었지만, 매 주말마다 거의 모든 레이스에서 포디엄을 차지하며 매우 좋은 성적을 이어갔다.”라고 소감을 전하며, “오늘은 서바이벌 레이스였다. 미켈보다 조금 더 나은 출발을 보였지만 30킬로의 부담을 안고 도전을 이어가기 어려웠다. 뭔가 시도해보려 했지만 앞 타이어가 너무 과열되었고, 미켈과 다시 만났을 때 방어하기에는 너무 위험해서 그를 보내주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했다. 결국 우리는 필요한 것을 얻었고, 올해 우리가 한 일이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 이번 세 번째 세계 타이틀은 정말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기를 회고했다.

이튿날인 16일(일)에 펼쳐진 경기는 종합순위 2위를 두고 비요르크와 귀리에리의 접전이 관전 포인트였다. 규정에 따라 예선 결과의 상위 10명이 역순으로 그리드를 배정받게 되면서 죠슈아 버칸(#30, HMO Customer Racing Pty Ltd)이 폴시터로 결승을 맞이했고, 비요르크는 8그리드에 자리를 잡았다.
5그리드에서 출발한 귀리에리는 그대로 5위로 결승선을 지나며 18점을 더하는데 그쳤으나, 비요르크는 추월을 거듭하며 3위로 포디엄에 올라 22점을 추가했고, 총 460포인트를 모아 종합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비요르크의 역주에 힘입어 CYAN RACING LYNK & CO팀은 드라이버 챔피언십 종합순위에서 1, 2위를 모두 석권하는 위업을 이뤄냈다.
한편 폴 포지션의 잇점을 살려 그대로 우승으로 연결지은 버칸은 “처음부터 끝까지 숨 쉴 틈이 없었다. 산티아고의 수비는 끈질겼고, 그가 실수를 한 후에는 마윈을 상대해야 했다. 주말 내내 섹터 1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이상하게도 고속구간은 어려움이 없었지만 첫 번째 섹터는 그저 클릭이 되지 않았다.”라며 토로했으며, “그래서 선두로 나선다면 문제가 생길 것이란 걸 알았다. 한 번 선두로 나섰을 때, 차가 좋아서 직진구간에선 상대를 추월하기 어려울 것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싸우지 않고 그냥 넘어갈 생각은 없었다. 만일 내가 벽에 갇혔다면 그대로 끝날 수도 있었겠으나,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서로 배려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모든 사람들이 그리드 전체에서 훌륭한 레이스를 보여줬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3위로 포디엄피니시와 함께 종합 2위를 차지한 비요르크는 “먼저 우승한 조슈아 버칸에게 큰 존경심을 표한다. 매 바퀴 만다린 코너를 통과하면서 나도 무서웠지만, 그 또한 무서웠을 것이다. 우리 모두 무서움에 떨었다. 죠슈아는 처음 왔을 때부터 뒤따르는 선수들을 막아내며 놀라운 플레이를 펼쳤다.”라며 축하를 남긴 후, “더불어 마카오 기아 서킷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께 큰 감사를 드린다. 오피셜들, 주최 측, 그 외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운영하기 위해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가 이곳에 올 때마다 업무 수준과 열정에 깊은 인상을 받고있다. 오늘 경주에서 3위를 했고, 챔피언십에서 종합 2위를 차지했기에 더 없이 행복하다. 환상적인 시즌이었다.”고 감상을 전해왔다.

글 이광선 | 사진 정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