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녈(이하 MSI)’ 우승컵을 향한 최후의 티켓을 놓고 벌어진 4라운드 하위조 대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가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를 차지하면서 빌리빌리게이밍(이하 BLG)와의 결전에 나서게 됐다.
라이엇 게임즈가 주최·주관하는 ‘2026 MSI’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이하 HLE)가 지난 7월 9일 BLG에게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하며 하위조로 내려섰고, 이튿날인 10일 하위조에서 T1을 물리친 GT 이스포츠가 북미 지역 리그의 LYON에게 무릎 꿇으며 결승전 진출자를 결정지을 11일 시합에선 HLE와 LYON이 맞붙게 됐다.
첫 세트에서 HLE는 2분 30여초만에 이민형(Gumayusi, HLE)가 첫 킬 포인트를 가져오면서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바텀 라인에서 기회를 엿보던 카르페츠 스위마(Inspired, LYON)와 조나 로사리오(Isles)의 협공에 킬 스코어 동점을 기록하며 만만치 않은 상대임을 느끼게 했다.
HLE로부터 두 번째 드래곤을 스틸해 내며 벌어지던 격차를 조금이나마 따라잡은 LYON은 탑 라인에서 벌어진 교전에서도 대등하게 승부를 펼쳐 보였고, 한 번 더 맞붙은 교전에서도 서진혁(Kanavi, HLE)과 유환중(Delight, HLE)가 역으로 사망하며 흐름을 대등하게 이끌었다.
세 번째 용을 잡으며 오브젝트를 챙긴 HLE였지만, 이어진 접전에서 LYON의 역공으로 챔피언들이 잡히며 전황을 유리하게 끌고 가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다소 답답하게 흘러가던 분위기는 HLE가 네 번째 오브젝트를 채우고, 용의 영혼을 완성하면서부터 변화하기 시작했다. 버프를 완성시킨 HLE는 바론을 앞두고 벌어진 한타 싸움에서 결국 LYON의 챔피언들을 전멸시키면서 맘 편하게 바론까지 수중에 넣을 수 있었다.
길었던 첫 세트는 38분차 탑 라인에서부터 진격해 들어간 HLE가 두 번째 에이스를 이끌어내면서 결착지어졌다. 비록 LYON이 장로 드래곤을 낚아채면서 반전의 기회를 도모했으나 기울기 시작한 저울추는 끝내 평형을 되찾지 못하고 그대로 HLE에게 첫 세트 승리를 안겨주었다.

레드 진영에서 2세트를 시작한 LYON은 앞서 세트보다 조심스럽게 분위기를 이끌었고, 다소 수비적인 움직임을 기회삼아 HLE가 첫 드래곤을 손에 넣으며 버프를 쌓기 시작했다. 탑 라인에서 김건우(Zeka, HLE)와 니십 도시(Dhokla, LYON)가 일기토를 펼치는 동안 두 번째 용을 놓고 두 팀의 전면전이 펼쳐졌고, LYON이 2킬과 함께 오브젝트를 얻어내며 차이를 줄여나갔다.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바텀 라인에선 Zeus가, 탑 라인에선 Dhokla가 허를 찔려 타워를 내주는 호각의 형세가 이어졌고, 첫 바론을 앞두고 벌어진 한타 싸움에서 킬 스코어 4:1로 균형을 무너뜨린 LYON은 세 번째 오브젝트 마저 챙기며 조금씩 유리하게 게임을 풀어 나갔다.
바텀 라인에서 벌어진 한타 싸움에서마저 HLE가 먼저 공세를 펼쳤음에도 카운터를 날리며 승기를 잡은 LYON은 남겨뒀던 바론을 사냥해 버프를 챙겼고, 이내 바텀 라인에서 벌어진 교전에서도 Zeus의 덜미를 잡아채고 네 번째 용을 수급해 드래곤 소울을 완성시켜냈다. 힘으로 압도하기 시작한 LYON은 그대로 바텀라인에서 진격로를 만들어내며 세트 스코어 1:1을 이끌어냈다.
세 번째 세트의 퍼스트 블러드 희생양은 Gumayusi였다. 바텀 라인에서 첫 킬 포인트를 헌납한 HLE는 미드라인에서 Zeka가 강성인(Saint, Lyon)을 잡아내며 동점으로 만들어냈고, 이어 바텀 라인에서 두 번이나 Dhokla를 집으로 돌려보낸 HLE는 몰려든 사자떼들을 포위하며 이번 세트의 첫 한타 전투에서 승기를 잡아내는 면모를 펼쳤다.
파상공세를 펼치며 각 라인의 포탑을 무너뜨린 HLE는 단 한개의 오브젝트도 얻지 못한 LYON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려 했으나, 바론을 앞두고 벌어진 미들 라인에서의 교전에서 무리하게 파고든 Zeka와 이를 보조하려던 Gumayusi가 연이어 거꾸러지며 균형이 갑자기 크게 기울었다. 그대로 바론을 챙긴 LYON이 미들라인에서 에이스를 이끌어냈고, 멈추지 않은 걸음은 HLE의 앞마당을 헤집었다.
전열을 추스린 HLE가 용이라도 챙기려는 목적으로 바텀 라인에서 뭉쳤으나 LYON은 이마저도 파훼하며 HLE의 희망을 꺽어버렸다. 또다시 전멸당하며 전선에 공백이 생긴 HLE는 급하게 앞마당 방어에 나섰지만 이미 승기는 LYON의 것이었고 그대로 넥서스가 파괴되며 매치 포인트에 다다랐다.


MSI 결승 진출에 단 한걸음만 남겨둔 LYON은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며 네 번째 세트를 이어갔다. 탑 라인에서 Zeus를 상대로 퍼스트 킬을 뽑아낸 LYON은 5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킬 스코어 3:3의 팽팽한 접전을 펼쳤고, 벼랑 끝에 몰린 HLE 또한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여주듯 균형을 유지했다.
15분차를 넘어가며 LYON이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탑 라인에서 Zeka에 이어 Zeus마저 협공에 휩싸이며 아무런 소득없이 킬 포인트를 내어줬고, 간신히 두 개의 오브젝트로 잇점을 챙기며 전황을 맞춰나가고 있었다. 이어 또 한 차례 미드 라인에서 벌어진 한 타 싸움에서 HLE가 하나씩 LYON의 챔피언들을 섬멸하며 다시 우위를 가져왔다.
그리고 25분차, 바텀 라인에서 벌어진 한타 싸움에서 대 균열이 일어났다. LYON이 서진혁(Kanavi, HLE)을 먼저 잡아냈지만 그 과정에서 체력이 크게 떨어진 LYON의 챔피언들이 하나 둘씩 사그러졌고, 이후부터 용과 바론으로 이어지는 스텍 업의 흐름을 끊어내지 못한 LYON은 순식간에 앞마당까지 타워가 무너지며 넥서스까지 내주고 말았다.
이로써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세 번째로 울려퍼지는 실버 스크랩스 아래 HLE와 LYON가 마지막 대결까지 끌고가는 치열한 접전을 맞이하게 됐다.
HLE가 초반 킬을 노리고 바텀 라인에서 기습을 펼쳤지만 결정적인 한 방을 내지 못하는 딜 교환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김민철(Berserker, LYON)을 잡아내며 첫 킬을 뽑아냈지만 효율적이지 못한 접전으로 다소 어려워 보이는 형국을 보여줬다. 여기에 Saint를 노렸던 Zeka가 역으로 죽어버리며 불안한 스타트를 보였다.
본격적으로 펼쳐진 첫 한타 싸움에서 실낱같은 체력으로 Zeus가 살아남으며 이득을 본 HLE는 이어진 라인전에서도 우세를 점했고, 용사냥에 앞서 탑 라인에서 벌어진 전투에서도 LYON의 챔피언들을 타워 앞으로 끌어들여 각개 격파에 성공하면서 킬 스코어 8:4, 골드 격차에서도 6천 이상 차이로 벌려냈다.
뒤따라 연쇄적으로 LYON의 챔피언과 타워들을 분쇄해 나간 HLE는 미드 라인에서 진격로를 확보함과 동시에 바텀 라인에서 또 한 차례 에이스를 이끌어내며 바론까지 사냥하는 수순을 밟아나갔다. 20분차에 글로벌 골드 격차를 1만 2천까지 벌려낸 HLE는 주저하지 않고 LYON의 앞마당으로 파고들며 단숨에 게임을 끝내버리고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더불어 HLE는 이번 MSI에서 플레이-인과 브래킷 스테이지를 통털어 가장 짧은 22분 16초만에 세트를 끝내며 새롭게 기록을 남겼다. 한편 HLE는 MSI 전승으로 결승전에 선진출한 BLG를 상대로 오는 12일 오후 5시부터 최종 승자를 가르는 파이널 매치를 치르게 된다.


글 이광선 | 사진제공 Riot Ga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