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뷔전 실버스톤 레이스3, 온트랙 2위 통과하며 현지 관계자 이목 집중
- 스파 첫 진입에 연습 주행 전 세션 탑 10 안착, 공식 연습서 선두와 0.1초 차 2위
- 연이은 엔진 결함에도 최후미 출발 투혼 완주로 결과 가린 불운 속 끈기 빛나
한국인 최초의 ‘포뮬러 1(이하 F1)’ 드라이버를 향해 발돋움하는 2008년생 드라이버가 있다. 자본과 인프라가 척박한 환경에서 오직 타고난 재능과 투혼만으로 유럽 주니어 최고 무대인 ‘2026 GB3 챔피언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규호(엘리트 모터스포츠)가 바로 그 드라이버다.
지난달 31일 벨기에 스파-프랑코샹 서킷에서 막을 내린 ‘GB3 챔피언십’ 2라운드는 이규호에게 가혹한 불운과 눈부신 천재성이 격렬하게 교차한 주말이었다. 연이은 경주차 엔진 트러블로 최종 결과는 아쉬웠지만, 개막전 실버스톤부터 이어져 온 그의 서사는 왜 그가 대한민국 모터스포츠의 미래인지를 전 세계에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이규호의 유럽 무대 첫걸음은 지난 4월, 모터스포츠의 성지 영국 실버스톤에서 시작됐다. GB3 데뷔 무대임에도 예선부터 탑 10에 진입하며 현지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레이스1에서 7위, 레이스2에서 10위 출발 후 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린 이규호는 상위 12대를 역순으로 출발시키는 리버스 그리드 방식의 레이스3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과감한 추월로 선두 경쟁 끝에 실제 결승선을 전체 2위(온트랙 포디움)로 통과했다. 경기 후 포메이션 랩 구역 규정 위반에 따른 5초 페널티로 공식 순위는 9위로 정정됐으나, 주행 자체의 경쟁력은 현지에서 충분히 인정받은 데뷔전이었다.

스파 서킷에서의 첫 주행임에도 이규호는 금요일 오전 진행된 공식 연습(FP1~FP3) 세션에서 모두 탑 10에 이름을 올렸다. 공식 연습 주행에서는 선두와 0.1초 차로 전체 2위를 기록했고, 후속 세션에서도 4위(+0.3초)에 랭크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금요일 오후부터 예기치 못한 엔진 계통 결함이 발생했다. 차량의 밸런스가 무너지며 예선 성적은 14위, 12위에 그쳤다. 레이스1에서는 오프닝 랩부터 4개 그리드를 추월하며 10위까지 올라섰으나, 세이프티카 해제 직후 엔진 출력 손실로 리타이어했다.
레이스2의 상황은 더 가혹했다. 포메이션 랩 중 동일한 엔진 고장이 발생해 피트로 복귀해야 했다. 팀 크루의 긴급 수리가 이어지는 사이 대열은 이미 출발했고, 이규호는 최후미에서 홀로 출발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3개 순위를 끌어올리며 19위로 완주, 팀에 귀중한 주행 데이터와 포인트를 챙가는 데 만족해야 했다.
경기 후 이규호는 “주말 초반에 선두와 0.1초 차이라는 기록을 모니터에서 봤을 때, 내 스피드가 이 넓은 세계 무대에서도 확실히 통한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래서 예상치 못한 엔진 고장으로 차가 멈췄을 때는 속상해서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하지만 피트 맨 끝에서 출발하더라도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한국에서 나 하나만 바라보며 모든 것을 희생하고 계신 부모님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없는 나를 믿고 먼 타국으로 보내주신 부모님께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다.”고 밝히며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이규호의 다음 도전은 오는 7월 4일~5일, F1 헝가리 그랑프리의 개최지이기도 한 헝가로링 서킷에서 이어진다.
글 WVZINE | 사진제공 MI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