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클래스(이하 6000클래스)에서 노동기(금호SLM)가 인제스피디움(L=3.908㎞)의 40랩(결승 주행거리 156.32㎞)을 가장 먼저 주파하며 시즌 첫 승리의 짜릿함을 맛 봤다.
지난 6일 예선에서 1:35.239의 랩타임과 함께 인제스피디움 랩 레코드를 5년만에 갱신한 노동기는 2그리드에서 출발한 최광빈(원레이싱)이 인코스 주행라인를 두고 경쟁하던 정의철(서한GP)과 추돌하면서 상대적으로 편하게 초반을 시작할 수 있었다. 스타팅 랩의 사고로 팀 메이트인 이창욱(금호SLM)이 2위로 올라섰고, 김중군(서한GP), 이정우(오네레이싱), 오한솔(오네레이싱)이 뒤를 따르며 상위권을 형성했다.
비록 최광빈이 코스아웃하며 경쟁에서 밀려났지만, 이창욱이 0.650초 차이로 노동기에게 따라붙었고, 3~5위권에서도 치열한 순위싸움이 펼쳐지는 가운데, 후위로 밀려났던 정의철 또한 7위까지 순위를 회복하며 꺽이지 않는 투지를 보여주었다. 반면 최광빈은 9랩차에 장현진을 추격하던 중 다시 한번 코스에서 스핀하며 순위가 밀려나고 말았다.

이번 결승에서 가장 먼저 피트로 들어간 선수는 원레이싱의 김무진이었다. 이전 나이트레이스와 달리 김무진은 전후륜을 모두 교체하며 새로운 타이어 교체 전략을 보여주었고, 15랩차에 피트인 한 이창욱 또한 후륜만 교체했던 이전과 다르게 전후륜 4개 타이어를 모두 바꾸며 퍼포먼스를 노리는 모습이었다. 이창욱이 피트를 떠난 직후, 선두를 달리던 노동기도 피트인하며 4개 타이어를 모두 교체했고, 동시에 피트인 한 이정우는 타이어를 교체하지 않고 연료만 급유한 채 11.152초만에 피트스톱을 마쳤다.
노동기를 대신해 리드하던 김중군은 19랩차에 피트인했고, 마지막까지 코스를 달리던 장현진은 25번째 랩에서야 피트로 들어와 재급유만 마친 후 경기에 합류했다. 타이어를 교체하지 않은 이정우가 노동기보다 5.680초 앞서며 선두로 결승을 이끌었으나, 새 타이어로 무장한 노동기의 빠른 추격을 따돌리지 못하고 결국 27랩에서 순위를 내어줘야만 했다.
이어 3, 4위에서는 오한솔, 김중군이 포디엄 남은 자리를 두고 배틀을 펼쳤고, 30랩을 넘어서자 마모된 타이어의 한계를 이겨내지 못한 이정우는 김중군, 이창욱에서 연이어 자리를 내어주고 말았다. 이정우를 대신해 오네레이싱의 최다 포디엄 기록 달성의 책임을 맡은 오한솔이었으나, 34랩에서 김중군에게 덜미가 잡혔고 이어 이창욱도 다음 랩에서 오한솔을 순위권 밖으로 밀어냈다.
2랩을 남겨두고 오한솔이 이창욱을 바짝 따라붙으면서 최후 반전의 기회를 넘봤지만 오히려 뒤쫓아온 정의철이 오한솔과 이창욱을 제치고 결승선을 통과하며 김중군과 함께 서한GP에 더블포디엄을 선사했다. 더불어 정의철은 이번 포디엄으로 6000클래스 개인통산 31번째 포디엄 기록을 수립하며, 지난 라운드 3위에 오른 황진우(준피티드)와 함께 6000클래스 최다 포디엄 타이 기록을 달성했다. 현재 6000클래스 최다 포디엄 기록을 보유한 선수는 김의수, 조항우, 황진우, 정의철의 4명이다.

또한 폴시터로 스타트 한 노동기가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며 금호SLM은 팀 통산 73번의 포디엄 기록을 수립했고, 이로써 아트라스BX가 수립한 6000클래스 팀 최다 포디엄 기록(73회)에 타이 기록을 달성했다.
개인통산 4번째 우승을 거둔 노동기는 “6000클래스에 복귀한 이래 첫 우승 타이틀을 가져와서 너무 기분이 좋다. 좀 늦은 감은 있으나 팀원들과 감독님, 금호타이어 연구소가 함께 노력해주고 호흡을 맞춰 준 덕분에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며, “주간 경기에 대비해 타이어 교체 전략에 변경을 주기로 했고, 다소의 리스크는 있지만 4개 타이어를 모두 바꿨다. 지난 라운드 경기에서 랩 레코드 갱신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고, 이번에 기록을 갱신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이번 결과로 목표로 하는 시즌 챔피언이 사정권에 든 만큼, 조심스럽게 전력을 다해 종합 우승을 노려 보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한편 리더보드를 이끌고 있는 이창욱은 5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11점을 확보해 총 98포인트를 모아 여전히 종합 1위를 지켰으며, 대신 석세스웨이트를 20㎏ 덜어내며 돌아오는 7라운드에서 30㎏의 웨이트로 경기에 임하게 됐다. 노동기는 26점을 추가해 84포인트를 확보하며 종합 2위로 올라섰고, 77포인트를 모은 김중군은 이창욱과 21점 차이로 3위에 머물렀다. 또한 3위로 피니시한 정의철은 59포인트를 쌓아 이정우를 이어 종합 5위로 올라섰다.
김중군, 정의철이 더블포디엄을 달성했지만, 장현진과 정의철을 팀 포인트 대상으로 선정했던 서한GP는 24점만 추가하며 총 118포인트를 모으는데 그쳐 금호SLM(182포인트)에 이어 팀 포인트 챔피언십 부문 2위에 자리했다. 오네레이싱이 100포인트로 3위에 올랐고, 원레이싱과 브랜뉴레이싱이 차례로 순위표를 형성했다.
6000클래스는 전남GT를 비롯해 최종전 더블라운드까지 총 3번의 시합을 남겨두고 있어 시즌 챔피언의 향방은 아직도 섣불리 속단하긴 어렵다. 시즌 종반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6000클래스의 7라운드 경기는 오는 9월 20일과 21일, 양일간에 걸쳐 영암에 위치한 국제자동차경주장에서 개최된다.

글 이광선 | 사진 정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