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한국 로드레이스 챔피언십(이하 AKRC) 3라운드에서 송규한(KIMA Racing)이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이하 KIC) 숏코스(L=3.045㎞)에서 27일 개최된 AKRC 3라운드의 SB1000클래스에 출전한 송규한은 예선에서 1:17.028을 기록하며 유병하(모토컨트롤)의 랩타임 1:16.998에 0.030초 차이로 폴 포지션을 놓치고 말았다. 가장 뜨거웠던 한 낮에 치러진 예선은 노면온도 64℃의 조건 하에 진행되었으며, 기록적인 더위로 인해 선수들은 체력적으로도 한계를 경험해야만 했다. 더불어 노면의 아스팔트 또한 일부 구간이 녹아내리며 모터바이크가 미끄러지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고, 이번 대회 첫 출전한 나승남(M.O.S)은 전날의 연습에서 부상을 당하며 결승에 참가하지 못했다.
통합전으로 치러진 ST1000클래스에서 김경현(바이크09)이 1:20.629의 랩타임으로 클래스 폴을 확보한 가운데 송규한 마저 7번 코너에서 미끄러지며 황기가 발령됐다. 다행히 다시 코스로 복귀하며 예선이 속개되었고, 김경현은 예선종료 4분여를 남겨두고 1:20.057로 한번 더 기록을 단축하며 폴 포지션을 확정했다. 김동우(HOONBIKE RACING)가 스퍼트를 올리며 폴을 노렸으나, 1:21.409에 그치며 2그리드로 만족해야만 했다.

3연속 폴 포지션을 차지하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유병하는 스타팅 랩에서 송규한, 김지훈을 뒤로 하며 무난하게 선두를 이어나갔다. 반면 송규한은 0.129초 차이로 유병하를 압박해 들어가며 빈 틈을 노렸고, 뒤따라 김지훈 또한 0.294초 차이로 격차를 유지했다. 이번 대회 첫 출사표를 던진 오현승(BMR)은 이규호(광주KTM)에 0.308초 차이로 추격당하며 방어에 급급했고, 김경문(M.G.R.T) 또한 같은 팀의 조명재(M.G.R.T)와 0.364초 차이를 두고 선두권을 쫓기에 여념이 없었다.
치열한 접전을 보이던 상위권의 자리싸움은 의외로 싱겁게 끝이 났다. 노련하게 라인을 공략하던 유병하가 8랩차에서 1코너를 탈출하던 중 앞바퀴가 들리며 그대로 전복해 순위권에서 밀려나버렸고, 뒤를 따르던 송규한이 자연스럽게 선두에 자리하며 대열을 이끌었다. 유병하는 그대로 피트로 들어오며 경기를 이어가지 못해 전 라운드 실격으로 인한 아쉬움을 설욕하는데 실패했다.
송규한이 우승을 차지하며 25점을 더해 58포인트를 모았으나, 김지훈 또한 20점을 추가해 총 61포인트를 확보하며 종합 1위를 지켜냈다. 종합 3위를 달리던 박성훈 또한 리타이어하면서 SB1000클래스의 리더보드는 시즌 최종전까지 그 향방을 섣불리 짐작할 수 없게 되었다.
경기 종반, 최호선(런앤플라이)과 박성훈(JMR) 또한 뜨거운 노면에 적응하지 못하고 슬립하면서 리타이어가 속출하는 가운데, ST1000클래스의 차륭이 2랩을 남겨두고 슬립하면서 적기가 발령되었다. 앞서 SP300/ST300클래스 통합전에 이어 3라운드 두 번째 적기가 발령되면서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었고, 규정에 따라 적기 발령 1랩 전의 순위를 기준으로 최종 순위가 결정되면서 송규한이 시즌 첫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이어 김지훈이 2위로 포디엄에 올라섰고, 오현승은 데뷔전에서 포디엄에 등단하며 행운의 주인공이 되었다.
ST1000클래스에선 김경현이 초반부터 김동우와 7.2초여 격차로 벌리면서 안정적인 1위를 굳혔다. 종합순위 1위에 랭크되어 있는 윤영봉(Mando Racing)이 대항마로 기대를 모았으나, 3랩차에 경기를 포기하며 김경현은 더 이상 적수가 없었다. 박철영(모토라스트)이 차륭을 추월하며 3위로 올라섰으나, 직후 차륭이 슬립하면서 적기가 발령되어 박철영의 최종 순위는 5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후 공식 결과에서 황기구간 추월에 따른 페널티로 박철영에게 30초의 가산 페널티가 주어졌으나, 최종순위에 변동은 없었다.
ST1000클래스의 리더보드는 윤영봉이 무득점으로 끝나면서 김동우가 20점을 더해 58점으로 종합 1위로 올라섰고, 3라운드 우승을 거둔 김경현은 56점을 축적하며 김동우에 2점차로 종합 2위에 자리하게 됐다.


글 이광선 | 사진 K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