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하 슈퍼레이스)’에서 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클래스(이하 6000클래스) 6라운드에 출전해 예선 1위로 폴 포지션을 차지한 이창욱(금호SLM)이 개인통산 13번째 우승과 함께 2026년 시즌 챔피언을 조기 확정하며 샴페인을 터뜨렸다.
9월 13일(일) 전라남도 영암에 위치한 국제자동차경주장(L=5.615㎞, 이하 KIC)에서 ‘2026 전남GT’와 함께 펼쳐진 6000클래스의 2026년 시즌 6번째 라운드는 가을로 접어드는 늦여름의 열기가 더해지면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예선 결과에 따라 팀 통산 14번째 프론트 로우를 차지한 금호SLM은 유리한 조건을 살려 이창욱(금호SLM)이 선두로 앞서 나갔고, 이정우(금호SLM)는 초반부터 빠르게 추월을 시도하는 정의철(오네레이싱)을 맞아 격렬한 디펜스를 펼치며 팀 메이트가 격차를 벌려나갈 수 있는 시간을 벌어 주었다. 두 선수의 사이드 바이 사이드 격전을 바라보며 황진우(준피티드 레이싱) 또한 0.350초 차이로 간격을 좁히고 순위를 빼앗을 수 있는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첫 랩을 마치면서부터 중위권에서도 치열한 경합이 벌어졌다. 부진했던 예선 결과로 인해 최후미인 16 그리드에서 출발한 김중군(서한GP)이 어느새 9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리며 투지를 불태우는 모습을 보여줬고, 서주원(오네레이싱) 또한 5위에 자리잡으며 황진우를 추격해 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2번 코너를 돌아나온 김무진(워터큐이레인레이싱)의 차량 후미에 불길이 솟구치기 시작했고, 그대로 3번 코너에 차량을 세우며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이어 17번 코너에서 박석찬(드림레이서 모터스포츠)과 헨쟌 료마(오네레이싱)가 접촉 사고로 인해 동반 리타이어하는 등 초반부터 격해진 경기 양상으로 인해 결국 적기가 발령되면서 경기는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 들었다.

화재 진압과 사고 차량 처리를 마친 후 10랩으로 단축된 결승은 초반부터 간격을 벌리려던 이창욱에게 꽤 불리한 상황으로 다가왔다. 예선에 이어 결승 초반의 타이어 소모가 컸던 이창욱이 재스타트에서도 다시 한번 선두를 지켜내는 가운데 서주원에게 좌측 후미를 추돌 당한 황진우가 1번 코너에서 스핀하며 순위가 하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뒤쪽에서 발생한 사고로 잠시나마 여유를 얻은 이창욱과 달리 정의철에게 결국 추월당한 이정우는 곧이어 장현진을 상대로 휠투휠 배틀을 벌이며 숨돌릴 틈 없는 접전을 이어 나갔다.
비록 스핀으로 12위까지 순위가 떨어져 내렸지만 황진우의 거침없는 질주는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재빠르게 대열에 복귀한 황진우는 김중군과 컨택이 발생하며 7위로 밀려난 서주원을 0.2초여 차이로 따라잡으며 복수의 기회를 노렸고, 4랩차에 2번 코너에서 서주원을 인사이드로 파고들어 결국 추월을 성공하는 집념을 펼쳐 보였다.
그러나 황진우의 활약은 여기까지였다. 연료 펌프에 문제가 생기며 더 이상 경기를 이어나갈 수 없었던 황진우는 6번 코너에서 차량을 멈춰 세우며 2018년부터 9년간 이어왔던 72회의 연속 완주를 마감하며 쓸쓸한 모습으로 퇴장할 수 밖에 없었다.

황진우가 멈춰서면서 차량 구난을 위해 SC가 발령되면서 이창욱과 이정우에게 또 한차례 위기가 다가왔다. 내구성 측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보이는 넥센타이어 파트너팀들이 곳곳에서 기회를 노리며 간격을 좁혀왔고, 경기 종료까지 4랩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재스타트와 함께 서한GP와 오네레이싱의 드라이버들이 일제히 풀악셀로 속도를 높히며 승부를 걸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창욱은 여전히 정의철과 1.6초여 간격을 두고 선두를 지켜내고 있었고, 이정우도 0.847초 거리를 두고 장현진을 따돌리며 포디엄 자리를 쉽사리 내어줄 생각이 없었다. 장현진과 김중군 듀오가 라스트 랩에서까지 이정우가 막아선 방어선을 뚫기 위해 전력을 다했으나, 결국 0.898초의 격차는 더 이상 좁혀들지 못한 채 이정우가 3위로 결승선을 지나며 포디엄의 마지막 자리를 꿰찼다.
이창욱은 단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채 완벽한 폴투윈과 패스티스트 랩까지 챙기며 개인통산 8번째 해트트릭을 장식했다. 이로써 6000클래스 통산 최다 해트트릭 기록을 보유했던 조항우(7회)를 제치고 이창욱이 최다 해트트릭 기록을 보유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더불어 이창욱은 이번 우승으로 27점을 더해 총 159포인트를 확보하며 잔여 경기결과에 상관없이 2026년 시즌 챔피언을 조기 확정지었다. 종합순위 2위로 이창욱을 위협하던 황진우가 리타이어하면서 무득점에 끝났고, 이창욱과 점수 차이가 68점으로 벌어지면서 남은 두 경기에서 얻을 수 있는 최다 포인트인 54점을 얻더라도 종합 우승을 가져가는 것은 불가능하게 됐다.

포디엄의 두 번째 자리의 주인공은 결국 정의철로 결정됐다. 6000클래스에서 개인통산 17번째 2위를 차지한 정의철은 힘겹게 풀어오던 승부가 시즌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해법을 찾은 듯 하다면서, 비록 종합우승을 놓고 벌이는 경쟁에 참가하진 못하겠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승부를 펼쳐 나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2년 연속 시즌 챔피언을 차지하게 된 이창욱은 “경기가 끝난 후 한참이 지나서야 챔피언이 됐다는 것을 인지했다. 한 시즌동안 운이 잘 따라준 것 같고, 남은 더블라운드에서도 팀원들과 끝까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소감을 전했다.
6000클래스에서 개인통산 13번째 우승을 기록한 이창욱은 6000클래스 최다 우승 부문에서 김의수, 황진우와 함께 동률로 2위에 올라섰으며, 10번째 폴투윈 기록을 만들어내면서 최다 폴투윈 기록을 보유한 조항우(12회)에게 더욱 바짝 다가서게 됐다. 남은 최종전 더블라운드에서도 모두 폴투윈을 거두게 된다면 올 시즌 최다 폴투윈 기록에서도 타이 기록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타이어 제조사 챔피언십 부문에서도 금호타이어의 우승이 확정지어졌다. 금호타이어는 이번 6라운드를 마치면서 총 450포인트를 확보했고, 넥센타이어는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절반도 되지 않는 224포인트에 그쳤다. 한 라운드에 타이어 부문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 포인트는 86점으로 더블라운드를 통해 가져올 수 있는 최다 점수가 172점에 불과해 226점의 격차를 좁히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금호SLM은 6000클래스 팀 부문 우승기록에 있어서도 31회를 기록하며 아트라스BX 모터스포트(현 한국컴피티션)과 함께 타이 기록으로 최다 횟수를 기록하게 됐다. 오는 10월 24일과 25일 예정된 최종전에서 우승을 거두게 된다면 금호SLM은 6000클래스 팀 부문에서 단독으로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게 된다.
새로운 기록의 수립을 기대하게 하는 ‘2026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최종전은 오는 10월 경기도 용인에 자리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더블라운드로 진행된다.

글 이광선 | 사진 정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