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 바이 앱솔루트 레이싱(AO by Absolute Racing)’이 30년만에 포르쉐에게 스즈카 1,000㎞에서 첫 우승을 안겨줬다. 쥘리앙 안들라우어(Julien Andlauer), 알레시오 피카리엘로(Alessio Picariello), 로린 하인리히(Laurin Heinrich)가 조를 이뤄 ‘인터콘티넨탈 GT 챌린지(이하 IGTC)’의 준결승전이자 50회를 맞은 스즈카의 내구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부시 렉스(Bushi Rex)는 경기 중반부터 로린 하인리히(Laurin Heinrich)의 숨 막히는 활약에 힘입어 선두로 나섰다. 그는 45분이라는 시간 동안 포노스(PONOS) 페라리, 앱솔루트 팀 메이트인 도리안 보콜라치(Dorian Boccolacci), 니키 캣츠버그(Nicky Catsburg)의 JMR 콜벳, 그리고 크리스 미스(Chris Mies)가 탑승한 미데케 바이 팀 MPC(Miedecke by Team MPC) 포드 머스탱을 차례로 추월했다. 이후 AO/앱솔루트 드라이버들은 날이 저물 때까지 선두를 굳건히 지켰고, 최종적으로 머스탱을 51초 차이로 따돌리며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다.
이번 우승은 포르쉐의 통산 아홉 번째 IGTC 우승이자 ‘크라우드스트라이크 24시간 스파(CrowdStrike 24 Hours of Spa)’에서 라이온스피드(Lionspeed)가 우승한 데 이어 2연승이기도 하다. 또한 브랜드 통산 이 대회 12번째 우승이지만, 1994년 BPR과 함께 SRO 모터스포츠 그룹이 처음 등장한 이후로는 첫 승리다. 쥘리앙, 알레시오, 로린을 비롯해 소속 팀 역시 이번 경기를 통해 IGTC에서 첫 종합 우승을 기록했다.
폴 포지션에서 출발한 크리스, 데니스 올센(Dennis Olsen), 프레데릭 베르비쉬(Frederic Vervisch) 조의 미데케/MPC 머스탱은 포드에게 역대 최고의 IGTC 성적을 안겼다. 한편 랩 레코드 신기록을 세운 아이한찬 궤벤(Ayhancan Güven)과 도리안, 알레산드로 기레티(Alessandro Ghiretti)가 탑승한 또 다른 앱솔루트의 멤버들도 3위를 차지하며 포르쉐가 인터콘티넨탈 제조사 챔피언 타이틀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했다. 재급유 문제만 없었다면 1-2위 석권도 가능했을 경기였기에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았다.

팀 WRT(Team WRT)는 경기 후반부 페널티를 극복하고 종합 7위에 오르며 브론즈(Bronze) 클래스 우승을 차지했다. 댄 하퍼(Dan Harper)가 접촉 사고로 페널티를 받았지만, 앤서니 매킨토시(Anthony McIntosh), 파커 톰슨(Parker Thompson)과 공유한 BMW는 경쟁자들과 충분한 격차를 유지하며 우승을 지켜냈다.
종합 8위이자 브론즈 클래스 2위는 조엘 스투름(Joel Sturm), 안더스 피요르드바흐(Anders Fjordbach), 리 커롱(Li Kerong)이 출전한 하이 클래스 레이싱(High Class Racing)의 포르쉐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4번의 출전 중 3번째 IGTC 인디펜던트 컵(Independent Cup) 우승을 달성하며, 리 커롱(Li Kerong)은 한 경기를 남겨둔 상태에서 일찌감치 챔피언 타이틀을 확정지었다.
나카니시 케이(Kei Nakanishi), 와키사카 시게카즈(Shigekazu Wakisaka), 지안카를로 피지켈라(Giancarlo Fisichella)가 주행한 LM 코르사(LM Corsa) 페라리는 종합 10위로 Pro-Am클래스 우승을 차지했다. 유일한 AM클래스 출전 팀인 니시카와 마사아키(Masaaki Nishikawa), 다나카 아츠시(Atsushi Tanaka), 다나카 테츠야(Tetsuya Tanaka)는 토요일과 일요일 아침에 걸쳐 진행된 차량의 전면 재조립 작업을 거쳐 완주해낸 것 만으로도 클래스 우승을 차지할 자격이 충분했다.
레이스는 폴 포지션의 데니스 올센(Dennis Olsen)이 초반 선두로 나서며 시작되었고, 아이한찬 궤벤(Ayhancan Güven)은 첫 랩에서 프론트 로우에서 출발한 포노스 페라리를 추월했다. 선두 두 자리는 피트스톱 때까지 변동이 없었으며, 앱솔루트 팀의 신속한 작업 덕분에 알레산드로가 먼저 피트를 빠져나왔으나, 몇 랩 뒤 첫 번째 턴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데니스 올센(Dennis Olsen)이 다시 포르쉐를 재추월했다.

이번 시합에서 단 한 차례 발생한 세이프티 카 상황은 경기 종료 4시간을 남겨두고 AO/앱솔루트가 순위를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당시 5위였던 로린은 재출발 직후 포노스 페라리를 제쳤고, 도리안과 니키가 경합하는 순간을 틈타 130R 코너를 앞두고 콜벳까지 추월했다. 크리스 미스(Chris Mies)가 10초 차이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지만, 포르쉐가 맹렬한 속도로 따라붙어 머스탱의 꼬리를 여러 랩 동안 물고 달리다 에스(Esses) 구간의 아웃사이드를 찌르며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부시 렉스는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았고, 알레시오와 쥘리앙 모두 8번 911을 선두에서 지켜냈다.
이제 관심은 누가 포디움에 함께 오를 것 인가로 쏠렸다. 포드는 앱솔루트의 다른 포르쉐와 JMR 콜벳의 사정권 안으로 떨어졌고, 이들은 마지막에서 두 번째 피트스톱 때까지 함께 달렸으나 아이한찬이 재급유 문제로 13초를 잃고 말았다. 그럼에도 2분대의 랩타임 장벽을 돌파하며 랩 레코드를 갱신하는 매서운 페이스로 스콧 맥러플린(Scott McLaughlin)을 맹추격했고, 결국 헤어핀에서 그를 추월하는 기염을 토했다.
마지막 피트스톱 후 동일한 문제로 인해 그는 콜벳을 다시 추월하기 위해 전력을 다 했지만, 결국 머스탱을 따라잡지는 못하고 8초 뒤쳐지면서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경기 중반 훌륭한 주행으로 Z06 GT3.R을 다시 포디움 경쟁 궤도에 올려놓았던 JMR의 스콧, 니키 캣츠버그(Nicky Catsburg), 알렉산더 심스(Alexander Sims)는 선두와 동일한 랩을 기록한 마지막 차량으로서 4위로 마감했다.
한편 메르세데스-AMG 진영의 크래프트-밤부(Craft-Bamboo) 소속 막심 마르탱(Maxime Martin), 루카 슈톨츠(Luca Stolz), 오타 카쿠(Kaku Ohta)는 빠르지만 답답한 하루를 보낸 끝에 28위 출발에도 불구하고 최종 5위에 올랐다. 이 3인방은 두 시간 만에 6위까지 올라섰으나 포노스의 페라리가 130R로 향하는 길에 잠시 멈춰 섰을 때 단 한 계단을 추가로 올리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루카 슈톨츠(Luca Stolz)와 막심은 메르세데스-AMG 동료인 마로 엥겔(Maro Engel)에게 각각 7점과 8점 뒤처진 채 마지막 라운드를 맞이하게 되었다.
예선 2위를 기록했던 포노스 페라리는 노나카 세이타(Seita Nonaka), 시노하라 타쿠로(Takuro Shinohara), 마키노 타다스케(Tadasuke Makino)의 주행으로 6위를 기록했으며, 이들은 체커기를 받은 첫 번째 일본인 크루로 기록되었다.
WRT의 브론즈 클래스 우승 BMW와 하이 클래스 레이싱의 포르쉐가 종합 8위까지의 순위를 채웠고, K-tunes의 렉서스와 프로암 우승을 차지한 LM 코르사 페라리가 그 뒤를 이었다.
인터콘티넨탈 2026 시즌의 마지막 결전은 4주 뒤인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인디애나폴리스에서 펼쳐진다.

글 이재희 | 사진제공 SRO 모터스포츠 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