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대전광역시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치러진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플레이인 파이널 매치에서 힘겹게 부활하며 T1에게 재도전한 LCS의 ‘팀 리퀴드 에일리언웨어(이하 TL)’는 끝내 MSI 브래킷 스테이지의 관문을 넘지 못하고 대한민국에 발을 디딘지 나흘만에 귀국길에 올라야만 했다.
라이엇 게임즈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5:5 팀 대항 MOBA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이스포츠 국제 대회인 ‘2026 MSI’에서 LCK의 2시드로 플레이 인에 진출한 T1은 첫 날인 6월 28일(일) 북미지역 리그인 LCS의 2시드로 출전한 TL을 맞아 3:0으로 완승을 거두며 무난한 스타트를 보였다.
같은 날 치러진 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 지역 리그 LEC의 ‘카르민 코프(이하 KC)’와 아시아 퍼시픽 지역 리그 LCP의 ‘리러브 딥 크로스 게이밍(이하 DCG)’의 대결에서 마찬가지로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한 KC가 이튿날인 29일(월) T1을 맞아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유럽 지역 리그에서 떠오르는 신흥 강호로 평가받는 KC이기에 예상치 못한 변수를 우려했으나, 1세트에서 T1이 압도적인 모습으로 협곡을 지배했고 30분여만에 손쉽게 T1이 승리를 가져가며 혹시나 했던 걱정을 불식시켰다. 그러나 2세트부터는 T1의 전략을 분석한 듯 KC가 조금씩 우세를 점하며 글로벌 골드와 킬 스코어에서 상회하며 앞서 나갔고, 유럽에서 얻은 명성이 거저 얻은게 아님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월드 챔피언십 5년 제패의 금자탑에 빛나는 T1의 집중력은 이를 상쇄시키고도 남았다. 기울어가던 승기는 바론을 앞두고 벌어진 접전에서 T1의 손으로 넘어갔고, 탁월한 팀 플레이로 35분여만에 역전승을 거뒀다.
마지막 세트에서 회생을 기대했던 KC였지만 T1은 그 실낱같은 희망 마저 잔인하게 끊어버렸다. 밴픽 단계에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을 한 T1은 탑 라인과 바텀 라인에서 교전 우위를 점하며 안정적으로 레벨을 올려 나갔고, 결국 30분을 넘기지 않고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승을 거두며 브래킷 스테이지 입구에 먼저 도달했다.

T1이 다시 만난 상대는 오프닝 데이에서 물리친 TL이었다. 플레이-인 1라운드에서 패한 DCG와 TL이 맞붙어 TL이 3:0으로 완승을 거두며 부활의 기회를 얻었고, 이어 T1에게 패한 KC와 3라운드에서 만나 다시 한번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하며 브래킷 스테이지 진출권을 놓고 T1과 재대결을 펼쳤다.
7월 1일(수)에 진행된 TL의 리벤지 매치에서 T1은 초반부터 기세를 잡았다. 이미 한번 물리친 상대이기에 자신감이 넘쳤던 T1은 초반 과도한 무리수로 공백이 생기긴 했으나, TL 또한 실수를 저지르며 이를 살려내지 못하고 27분여만에 넥스트가 터져버리고 말았다. 이번 세트에서 류민석(Keria, T1)은 18 어시스트를 기록, 총 1,898 어시스트로 국제전 최다 어시스트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어진 2세트는 이번 2026년 MSI 최장시간(41분 03초) 게임으로 국내 LCK 팬들의 도파민을 터뜨렸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TL이 이를 악물고 싸움에 임한다는 느낌이 들 만큼 적극적인 카운터로 주도권을 가져가면서 T1은 앞서 세트와 전혀 다른 양상으로 게임을 풀어가야만 했다.
라인전에서도 개별 교전에서도 이렇다 할 이득을 보지 못하던 T1이 바론을 먹고 호기롭게 공세를 펼친 TL로부터 극적으로 살아남아 역공을 펼쳐 보이며 균형을 맞추기 시작했다. 이어 두 번째 바론을 앞에 두고 벌어진 총 공세에서도 아슬아슬하게 T1이 수지타산을 맞추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말았다. 큰 싸움에서 기세를 되찾은 T1은 용 사냥에서 마저 자신들의 몫으로 4번째 용을 가로채며 대역전승의 연출을 보여줬다.
브래킷 스테이지 진출까지 단 한 세트를 남겨둔 T1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았다. 빠르게 초반부터 킬 스코어를 긁어 모으며 레벨을 높여나간 T1은 직전 세트의 난전이 무색할 정도의 스피디한 게임 운영으로 TL을 몰아 붙였고, 이번엔 2026년 MSI 최단 시간(23분 36초) 게임으로 화려하게 브래킷 스테이지 진출 티켓을 거머 쥐었다.
경기 내내 압도적인 패기로 휘몰아친 T1은 김수환(Peyz, T1)이 2026년 MSI 첫 펜타킬이자 MSI 통산 10번째 펜타킬을 수립하는 면모를 보여줬다.

브래킷 스테이지 입장 게이트를 지키고 있던 수문장 T1을 제치지 못한 KC와 TL은 결국 대한민국 입국 나흘만에 다시 짐을 싸들고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KC와 TL에게 0:3으로 연패한 DCG는 아예 T1과 만나지도 못하고 일찌감치 패퇴하며 MSI와의 인연을 마칠 수 밖에 없었다.
반면 세 번의 경기를 모두 3:0 셧다운 완승으로 본선 무대에 합류한 T1은 오는 7월 4일(토) 중국 지역 리그 LPL의 1시드 ‘빌리빌리 게이밍(이하 BLG)’을 상대로 브래킷 스테이지 첫 라운드를 치루게 된다. BLG는 올 해 LoL 이스포츠의 첫 국제대회였던 퍼스트 스탠드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T1에 못지 않은 강팀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어 이번 주말 빅리그 매치에 전 세계 수많은 LoL 이스포츠 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한편 T1의 진출로 총 8개 팀이 확정된 2026 MSI 브래킷 스테이지는 7월 3일(금)을 시작으로 9일간의 여정에 돌입한다. 3일부터 6일까지 매일 2번의 시합이 치러지며 각 라운드는 5판 3승제로 진행된다. 9일부터 결승전까지는 매일 오후 5시 한 경기만 치러진다. 9일은 상위조 결승, 11일은 하위조 결승이 치러지며 12일(일)은 상위조 결승 우승자와 하위조 결승에서 살아남은 승자간에 치열한 파이널 매치가 펼쳐진다.
브래킷 스테이지의 모든 경기는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되며, 최종 결승전에서 우승한 팀은 ‘2026 LoL 월드 챔피언십’에 직행할 수 있는 특권이 부여된다.
2026 MSI는 온라인 플랫폼 유투브, 네이버 치지직, SOOP 공식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글 이광선 | 사진제공 Riot Ga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