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가 주최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 esports의 한국 프로 리그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의 MSI 대표 결정전인 ‘Road of MSI’ 3라운드에서 한화생명 e스포츠(이하 HLE)가 정규 시즌 2위 T1을 맞아 4세트까지 이어지는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를 차지하며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진출 티켓을 가장 먼저 거머쥐었다.
강원도 원주시에 자리한 원주DB프로미아레나에서 12일(금) 개최된 3라운드는 2026년 LCK 정규 시즌 1, 2라운드에서 15승을 거두며 1위로 올라온 HLE와 1경기 차이로 2위에 머문 T1이 MSI 진출을 위한 1시드 자격을 두고 5판 3선승제의 뜨거운 승부를 펼쳤다.
첫 세트는 블루 진영에서 빠르게 공세를 펼친 HLE가 채 5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문현준(Oner, T1)에게 이민형(Gumayusi, HLE)를 제물로 첫 킬을 헌납하며 주춤하는 모습으로 시작했다. 뒤따라 김건우(Zeka, HLE)까지 이상혁(Faker, T1)에서 사냥당하며 불안한 스타트를 보였다.
그러나 유환중(Delight, HLE)가 최현준(Doran, T1)을 잡아내고, 서진혁(Kanavi, HLE)도 되살아 난 최현준을 또 다시 역소환시키면서 경기는 균형을 맞춰 나갔다. 분위기를 되찾기 위해 T1이 용 사냥에 집중하는 사이 HLE는 킬 스코어를 늘리며 챔피언들의 레벨을 높였고, 연이은 HLE의 공세에 흐름이 끊기며 T1은 원하는 대로 전략을 풀어나가지 못하는 양상이었다.
이어 세 번째로 등장한 오션 드레이크(Ocean Drake) 사냥 과정에서 다행히 오브젝트는 회수했으나, 김수환(Peyz, T1)과 유환중을 서로 교환하며 크게 이득을 보진 못했다. 경기 중반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4번째 용은 HLE가 채 가면서 T1의 전략에 훼방을 놓았고, 지속적으로 챔피언을 잡아내면서 연계 플레이마저 쉽사리 흘러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어 바론까지 잡고 버프를 두른 HLE는 상대적 우위를 점하며 T1의 진영을 휘젓기 시작했고, 조금씩 기울어진 기세를 되돌리지 못한 T1은 초반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넥서스를 내어주며 첫 세트에 패배를 남겼다.
자존심이 긁힌 T1은 2세트에서 멋진 역전 플레이로 첫 세트를 설욕했다. 전 판과 반대로 블루 진영에서 T1이 게임을 시작했고, 이번엔 HLE가 서진혁과 최우제(Zeus, HLE)의 협공으로 최현준을 잡아내며 퍼스트 블러드를 기록했다. 경기를 시작하고 10분이 넘도록 단 한 킬도 올리지 못한 T1이 대지의 드래곤을 손에 넣고, 미드라인에서 벌어진 라인전에서 서진혁을 잡아내면서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HLE는 여전히 글로벌 골드 차이에서 앞서고 있었고, 바텀 라인에서 펼쳐진 문현준과의 1:1 싸움에서 최우제가 아슬아슬한 차이로 살아남는 등 행운마저 HLE의 편에 서는 것 처럼 보였다. 오브젝트 또한 HLE가 하나 더 챙겨간 상황에서 T1은 전세를 뒤집을 만한 틈새를 찾지 못하고 있었고, 23분차 미드라인에서 벌어진 교전에서도 이상혁을 잃고 전선이 밀리면서 승기가 기울고 있었다.
5분 여 후 다시 한번 펼쳐진 전면전은 2번째 세트의 판도를 뒤바꿨다. 여유있게 공세를 펼쳤던 HLE의 스킬들이 허공을 수놓았고, 교묘하게 스킬을 피해낸 T1의 카운터 펀치가 이민형과 서진혁에게 작렬했다. 예상 외의 공세에 살아남은 HLE의 챔피언들이 사방으로 흩어졌지만 끝내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한 채 전멸을 기록했고, 전장의 공백을 빌어 손쉽게 바론을 사냥한 T1은 그대로 HLE의 앞마당으로 달려들어가 넥서스를 파괴하며 1:1의 동점을 만들어냈다.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펼쳐진 3세트, 탑 라인에서 홀로 싸우던 Oner 문현준은 서진혁과 최우제의 협공에 속절없이 물러나며 첫 킬의 희생양이 됐다. 이상혁 마저 죽어버리며 T1이 수세에 몰린 가운데 10분여 시간이 경과했고 챔피언들의 공백을 기회로 오브젝트를 챙겨 나간 HLE는 추가로 10분이 더 지날 때까지 단 한 킬도 기록하지 못했던 T1을 상대로 화염의 드래곤을 스틸하는 플레이를 보여주기까지 했다.
다 잡은 용을 뺏긴 T1이 복수에 나섰지만 서로가 4명씩의 플레이어가 사망하면서 교전은 막을 내렸고, 숨을 고르고 베이스에서 나서던 문현준이 덤불에 매복해 있던 최우제와 서진혁에게 덜미가 잡히면서 T1의 행보는 또 한번 삐걱대기 시작했다. 연달아 이상혁도 전장에서 패퇴하며 HLE가 손쉽게 바론 버프를 수중에 넣을 수 있었고, 골드 차이와 챔피언 레벨 차이에서도 우세한 HLE가 전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다섯 번째 등장한 용을 앞두고 펼쳐진 전면전에서 T1은 공격 연계와 타이밍이 어긋나면서 이상혁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가 모두 전장에서 사라졌다. 다시 한번 기회를 얻은 HLE가 모든 라인에서 포탑을 쓸어버리며 미니언들의 진로를 개척했고, 그대로 앞마당을 휩쓸며 세트 스코어를 하나 더 챙겨갔다.
배수의 진에 선 T1이 2세트의 역전 드라마를 꿈꾸며 무대에 올랐지만, 굳건한 전차의 위세를 과시하던 HLE는 쉽사리 흔들리지 않았다. 다시 한번 HLE가 블루 진영에서 스타트를 펼쳤고, 바텀 라인에서 정찰에 나섰던 류민석(Keria, T1)이 이민형과 유환중, 서진혁의 합공에 손 쓸 사이도 없이 사그러 들고 말았다.
그렇게 퍼스트 블러드를 뺏긴 T1이 미드라인에서 유환중과 서진혁을 잡아내며 킬 스코어 2:1을 만들어 냈으나, 바텀 라인에선 김수환이 사망하며 팽팽한 균형을 이어갔다. 10분차 맞이하며 두 번째로 등장한 드래곤 사냥에 나선 HLE였고, 이를 지켜볼 수 없었던 T1이 훼방에 나서며 가로채는 데 성공했으나 오브젝트 차이가 HLE의 거센 진군을 막아내진 못했다.
5분여 후 등장한 마법공학 드래곤을 잡아내며 첫 오브젝트를 챙긴 HLE는 바텀라인에서 최현준을, 탑 라인에선 이상혁을 잡아내며 승기를 이어나갔고, 바론 사냥에 나선 HLE를 살피러 다가가던 류민석이 이를 눈치챈 유환중에게 끌려 들어가며 학살당하고 말았다. 그렇게 바론을 잡아낸 최우제는 문현준을 쫓아 또 하나의 킬 포인트를 더했고, 절름발이가 된 T1에게 희망의 불씨는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대전행 티켓에 자신들의 이름을 써나가기 시작한 HLE는 혹시나 모를 변수에 대비하며 조심스럽게 T1 진영의 포탑들을 지워나갔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T1이 끈기있게 저항하며 반전의 기회를 노렸지만 정규 시즌 1위에 올라선 HLE도 운으로 15승을 차지한 것이 아님을 증명하듯 착실하게 기세를 이어갔다.
또 한번 바론 사냥으로 버프를 챙긴 HLE는 4번에 걸친 파상 공세 끝에 T1의 넥서스에 도달할 수 있었다. T1의 챔피언들이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분전을 펼쳤으나 챔피언의 레벨에서도 격차가 드러난 상황에서 T1은 기울어 진 저울의 균형을 되돌릴 추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결국 HLE가 32분 17초만에 네 번째 세트를 자신들의 것으로 가져가며 세트 스코어 3:1로 대전행 티켓을 확보함과 동시에 창단 이래 첫 MSI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번 3라운드 최고의 수훈 선수에게 주어지는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는 3세트에서 챔피언 리신을 활용해 신출귀몰하는 플레이로 팀 승리에 크게 기여한 카나비 서진혁에게 돌아갔다.
1시드로 먼저 원주를 떠나게 된 HLE는 오는 7월 3일부터 진행되는 브래킷 스테이지에 진출한다. 이날 경기에서 패한 T1은 13일(토) 치러지는 젠지 이스포츠와 KT 롤스터의 대결에서 승리한 팀을 맞아 6월 14일(일) 최종 진출팀을 가리게 된다.
글 이광선 | 사진 WV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