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상 소감을 부탁한다.
정원형 : 좋은 기회로 나오게 됐고, 사실 욕심은 별로 없었다. 다른 선수들이 워낙 빠르기에 그냥 즐기자는 마인드였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 기분이 좋다
한재희 : 레이싱 경험이 많이 없어서 배우자는 마음이 컸고, 기대도 크지 않았는데 예선 잘 마무리하고 결승에서 사고없이 완주했기 때문에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많이 배운 것 같아서 감사한다.
김시우 : 지난 번에 결과가 좀 아쉬웠는데 이번에 제대로 (시상대에) 올라갈 수 있어서 기쁘고, 다른 선수들이 너무 빨라 아직은 배울게 많다고 느낀 경기였다. 부모님과 팀원들이 많이 신경 써 준 것에 감사한다.
¶ 랩 레코드 기록을 갱신한 것에 대한 소감은?
한재희 : 전날 연습에서 날씨도 좋고, 이번에 한국타이어로 바뀌면서 피크 상태에서 그립이 훨씬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전날 연습에서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으나 실수만 없다면 예선에서 랩 레코드를 갱신할거란 생각은 있었다. 그래도 부담이 있었는데, 기록을 갱신하고픈 욕심이 있었고 내가 1초 6을 찍은 상황에서 정원형 선수가 1초 5를 찍는걸 보며 다시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도전했다. 실수 없이 잘 마무리해서 기분이 좋고, 드라이버로써 결승 결과도 중요하지만 예선을 많이 신경쓰는 편이라 그 점에서 만족스럽고 성취감도 컸다.
¶ 모터스포츠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힌다면?
한재희 : 처음은 자동차를 좋아했고, 취미로 차 타는걸 즐기다가 유투브에서 김규민 선수와 같은 선수들의 활동을 보게 됐는데 시뮬레이터를 통해서도 운전을 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처음엔 목표를 김규민, 김영찬 선수로 잡고 시뮬레이터를 잘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강했고, 열심히 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니까 더 흥미를 느끼게 됐다. 한 3년동안 시뮬레이터로 하루 8~10시간씩 했고, 지금 내가 잘 탄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이 퍼포먼스를 갖게 된 것은 99%가 시뮬레이터 덕분이란 생각이 든다.

¶ 해외에서의 활동 이력이 있다고 들었는데?
한재희 : 시뮬레이터를 하다보면 해외 선수들을 많이 만나기도 하고, 실제 차를 타는 드라이버들도 랭크가 올라가다 보면 만나게 된다. 그런 선수들이 해외 경기에 나가는 걸 보고 나도 해외 레이스에 대한 선망이 강했다. 일본에서 라이센스를 따고, 슈퍼FJ를 잠깐 타면서 일본에서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현실적으로 한국 선수가 일본에서 늦은 나이에 성공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목표는 변함이 없지만,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 레이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다음 돌아서 가보자고 생각하게 됐다.
¶ 경기 후반 페이스가 느려진 원인은?
한재희 : 정원형 선수와 가까워진 원인은 GTB 차량을 넘어갈 때 경험 부족으로 고속코너 탈출하면서 트래픽을 겪는 바람에 가까워졌다. 버텨냈더라면 좋은 배틀이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 정원형 선수가 뒤에 가까워지면서 고속구간에서 부담을 느끼게 됐다. 이렇게 오래 달려본 적이 처음인데 생각보다 진입할 때 리어타이어가 많이 무너지면서 오버스티어가 났고, 그걸 잡는 과정에서 코스를 벗어나며 정원형 선수에게 추월을 허용했다.
¶ 추월 당시 상황을 설명한다면?
정원형 : 상황은 말 한 그대로였다. 한재희 선수가 백마커를 추월하는 과정에서 나와 격차가 좁혀졌고, 경험부족이라고 하지만 뒤에서 봤을 땐 어쩔 수 없는 상황도 많았기에 내가 한재희 선수였다면 억울할 것 같다.

¶ 김민상 선수를 추월하게 된 포인트는?
김시우 : 김민상 선수의 차량 컨디션이 안 좋다고 느끼고 직선에서 계속 붙어 달리며 완벽하게 넘어갈 수 있는 코스를 고르다보니 마지막 헤어핀을 선택하게 됐다. 팀에서도 무전으로 감독님이 약한 포인트를 잘 찾아보고 가능하면 마지막 더블 헤어핀을 노려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그 코너에서 시도를 해 추월하게 됐다
¶ 1년간 레이스를 하면서 감사하는 부분과 팀의 장점을 말해 본다면?
김시우 : 감독님에게 가장 감사한다. 내가 어리고 경험이 적다보니 케어나 멘탈 관리를 도와주신다. 우리 팀메이트 드라이버들이 다들 나보다 경험이 많다보니 내 인캠이나, 예선 및 연습 때 같이 달려보면서 어디가 부족해 보인다는 걸 알려준다. 차를 타진 않지만 팀 데이터를 봐주시는 문정수 님이 계신데 시뮬레이터도 잘 타시는 분이라 평소 그 분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 우리 팀은 감독님도 젊으시고, 미케닉 분들도 나이대가 젊어서 내가 좀 더 마음 편하게 대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고, 분위기가 친근한 분위기가 장점으로 꼽는다.
¶ 이번 포디엄 진입이 본인의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김시우 : 지난번 시상대 올라갔다가 페널티 받은 걸 뒤늦게 알게 됐는데, 이번엔 체커기 받자마자 감독님에게 페널티 나왔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페널티가 아무것도 없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고, 그래도 혹시 몰라서 무게도 모자를까봐 타이어 잔해도 묻히면서 들어왔는데 다행히 검차도 잘 넘어가서 이제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어린 선수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 같은데, 입상하면 국민대를 지원할 수 있는데, 저번 포디엄에 갔으면 지원해 보려 했지만 취소되면서 포기를 했다. 내년에 다시 한번 도전해 볼 생각이고, 내가 모터스포츠를 접한 계기이기도 하지만 어릴 때부터 일본 슈퍼GT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번 기회로 해외 경기에 참가하는 팀에게 나를 어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글 이광선 | 사진 정인성 기자, 슈퍼레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