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과 13일, 양일간에 걸쳐 일본 후지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L=4.563㎞)에서 개최된 GT 월드 챌린지 아시아(이하 GTWCA)에서 볼가스 모터스포츠가 2위로 포디엄에 올랐으나, 이후 공식결과에서 페널티를 받고 4위로 순위가 변경되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총 6번의 시합 12라운드로 진행되는 GTWCA의 7라운드와 8라운드가 개최된 이번 대회에서 볼가스 모터스포츠는 지난 라운드와 마찬가지로 Silver-AM클래스에 한민관과 댄 애로우를 출전시켰다. 또한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아시아에 출전하고 있는 이창우가 앱솔루트 레이싱의 나짐 아즈만을 대신해 포르셰 911 GTR3(992) 차량을 타고 Silver-AM클래스에 출전했다.
토요일에 진행된 예선에서 첫 주자로 나선 한민관은 1:41.015의 랩타임으로 클래스 6위에 그치며 24번째 그리드에서 힘겨운 출발을 예고했으며, 동 클래스의 이창우는 1:41.637의 기록과 함께 클래스 8위로 29번째 그리드를 배정받았다. 이어 Q2에 나선 한민관의 페어 댄 애로우는 1:38.584를 기록하며 클래스 폴 포지션을 차지해 아쉬움을 날려주었다. 이창우의 페어 드라이버인 다니엘 루는 클래스 5위로 18번째 그리드에서 레이스 2를 시작하게 됐다.

GTWCA의 데뷔전을 치루게 된 이창우는 첫 랩에서 Hang Chen Liu와 컨택이 발생한 후, 두 대 모두 피트월을 들이받으며 차량이 대파되어 리타이어하며 실망스러운 첫 경기를 마쳐야 했다. 이 사고로 SC가 발령되었고 Kailuo Luo가 대열을 이끄는 가운데 한민관은 클래스 6위의 자리에서 경기가 재개되기를 기다려야만 했다. 재스타트 후 한민관은 앞서 달리는 Kerong Li를 꾸준하게 압박하며 추월 기회를 노렸으나, 피트 윈도우가 열릴 때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 의무 피트스톱이 진행되면서 클래스 4위로 핸들을 넘겨받은 댄 애로우는 츠바사 콘도(포르셰 센터 오카자키)와 맥심 오스턴(팀 KRC)의 사이에서 어려운 주행을 이어가야만 했다. 최선을 다해 공격과 방어를 병행하던 댄 애로우는 경기 종료 20여분을 남겨두고 결국 후방에서 기회를 넘보던 오스턴에게 자리를 뺏기고 말았다.
한편 Silver-AM클래스의 선두로 달리던 아카시 네일 낸디(앱솔루트 코르셰)는 피트에서 코스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피카렐로(오리진 모터스포트)를 가로질렀다는 사유로 가산초 5초의 페널티를 받았으며, 설상가상으로 라스트 랩에서 유 카나무라(Team 5ZIGEN)에게 추월까지 당하며 결국 선두를 빼앗기고 말았다. 그대로 카나무라가 클래스 1위를 차지했고, 볼가스 모터스포츠는 클래스 5위로 후지에서의 첫 레이스를 마무리 했다.

이튿날 열린 8라운드에서 댄 애로우는 5그리드로 스타트 해 첫 코너에서 4위까지 올라섰으나, Pro-AM클래스 차량들에 둘러싸이며 제대로 주행을 이어나가지 못하면서 7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전날 이창우의 사고로 인해 경기에 참가도 못했던 팀 메이트 다니엘 루는 페널티로 인해 5그리드가 강등되어 23그리드에서 출발했으나, 혼전 속에 추월을 거듭하며 21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댄 애로우와 카나마루가 1.085초의 격차를 두고 순위경쟁을 펼치는 동안 의무 피트스톱을 위한 피트 윈도우가 열렸으나, 순위경쟁이 워낙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어 누구도 쉽사리 피트인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피트스톱 종료 3분을 남겨두고 낸디가 Silver-AM클래스에서 가장 먼저 피트로 들어갔으며, 이어 댄 애로우를 위시로 오스턴, 콘도가 차례로 피트인하며 다음 주자에게 핸들을 넘기게 됐다.
바통을 이어받은 한민관은 통합 15위로 코스에 복귀해 CunFan Ruan(Team KRC)을 상대로 한치의 양보없는 자리싸움을 펼치며 클래스 3위의 자리를 지켜냈으나, 경기 종료 21분여를 남겨두고 결국 Ruan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클래스 4위로 한걸음 물러나야만 했다. 이대로 경기를 마무리 짓는가 싶었으나, 8라운드 최고의 반전 드라마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선두권에서 달리던 Hirobon(Team 5ZIGEN)이 피트스톱 시간이 부족했다는 이유로 1초의 스탑&고 페널티를 받으며 순위 경쟁에서 이탈했고, 잔여 13분을 남긴 상황에서 피트로 진입하던 Rio(우노 레이싱팀)와 Patrick Pilet(앱솔루트 레이싱) 간의 추돌로 인해 큰 사고가 발생하며 FCY가 발령됐다. 곧 이어 사고처리를 위해 세이프티 카가 선언되었고, 경기 종료 1분 30여초를 남겨두고서야 SC가 해제되면서 모든 선수들은 마지막 한 랩의 주행에 모든 것을 내던지며 경합을 펼치게 됐다.
그러나 마지막 랩의 과열된 경쟁은 또 다른 사고를 불러왔다. 선두를 달리던 Mike Zhou(클라이맥스 레이싱)의 차량이 오버스티어로 미끄러지면서 뒤따르던 Wei Lu(오리진 모터스포트)를 들이받으며 선두 순위가 크게 요동쳤으며, 라스트 코너에서 체커기를 받기 직전, 경합을 펼치던 Abu Bakar Ibrahim(Johor 모터스포트 레이싱)이 Ruan(Team KRC)과 뒤엉키며 피니시라인을 통과하지 못하고 말았다. 코스 한가운데 멈춰선 차량으로 인해 라인이 뒤엉키면서 Silver-AM클래스 3위로 달리던 키요시 우치야마(포르셰 센터 오카자키) 또한 순위에서 밀려나며 한민관이 Kerong Li(오리진 모터스포트)에 이어 클래스 2위로 체커기를 받는 이변이 연출되었다. 전날 사고와 페널티로 울분을 삭혀야 했던 이창우는 클래스 6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볼가스 모터스포츠가 시즌 최고의 성적으로 포디엄에서 샴페인을 터뜨리며 기뻐하던 것도 잠시, 이어진 공식결과에서 한민관은 사고 유발에 대한 페널티로 가산초 5초와 BWP 벌점 1점을 받으며 2위라는 성적을 반납해야만 했다. 이 페널티로 인해 한민관은 클래스 4위로 순위가 변경되며 누적 포인트 85점으로 리더보드 4위에 그대로 머무르고 말았다.

글 이광선 | 사진 GTWCA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