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유일의 모터스포츠 챔피언십인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하 슈퍼레이스)’의 대표종목인 ‘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클래스(이하 6000클래스)’에서 황진우(준피티드 레이싱)가 개인통산 13번째 우승(36랩, 53:24.149)을 차지하며 75번째 연속완주 기록을 이어갔다.
8월 22일(토)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숏코스(L=2.538㎞)에서 펼쳐진 2026 슈퍼레이스 6000클래스 5라운드는 나이트레이스로 진행됐다. 오전에 쏟아진 비로 인해 젖어있던 트랙이 조금씩 말라갔지만 노면온도가 33℃에 머무르면서 넥센타이어 진영이 다소 유리한 모습으로 예선을 치렀고, Q1에선 장현진(서한GP)이 1분 17.787초, Q2에선 정의철(오네레이싱)이 1분 17.387초를 기록하며 최상위 순위에 자리했다.
그대로 정의철이 개인통산 11번째 폴 포지션으로 용인에서 치러지는 네 번째 나이트레이스 결승을 맞이했다. 금호M클래스 결승부터 갑작스럽게 쏟아지기 시작한 비로 인해 트랙은 흥건히 젖어 있었지만, GTA클래스 결승을 치르면서 물기가 말라가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자 팀과 선수들은 슬릭타이어와 웨트타이어 선택을 두고 복잡한 갈등에 빠져 들었다.
총 16명의 선수들 중 슬릭타이어를 선택한 선수는 단 3명이었다. 2그리드와 4그리드에서 출발하게 된 장현진, 김중군(서한GP)은 과감하게 슬릭타이어를 채택하고 중후반 대역전의 기회를 노리며 선두 그리드의 잇점을 포기하는 전략을 택했다. 찬스레이싱 by NH투자증권(이하 찬스레이싱)의 마이키 조던 역시 슬릭타이어를 장착했다. 예선에서 16위에 그치며 최후미 그리드에 자리잡은 마이키 조던으로서는 슬릭타이어라는 모험으로 순위 반등을 노릴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비가 그쳤지만 결승 당시의 노면온도는 23.4℃를 나타내고 있었고, 8월 한여름 밤에 걸맞지 않게 낮은 노면온도는 예선과 또 다른 양상을 펼쳐보이며 레이스를 혼전으로 이끌었다. 5그리드에서 스타트 한 이창욱이 슬릭타이어로 속도를 낼 수 없었던 장현진, 김중군을 손쉽게 제치고 첫 랩부터 2위로 뛰어오르며 정의철을 압박하기 시작했고, 단 4랩만에 정의철마저 추월해 선두로 나서게 됐다. 모처럼 6그리드라는 좋은 위치를 잡았던 정경훈(서한GP)은 스타팅 랩에서 슬립으로 인해 13위까지 크게 하락하고 말았다.
Q2에 진출하지 못하고 12그리드에서 출발한 황진우 또한 순식간에 3위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포디엄을 바라보고 있었다. 6랩차에 정의철을 넘어서며 2위로 올라선 황진우는 2.690초 차이로 이창욱을 쫓아가기 시작했고, 마지막 포디엄 자리를 놓고 정의철과 헨쟌 료마(오네레이싱), 그리고 이번 라운드에 첫 출전한 워터큐이레인레이싱의 김무진이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총 36랩의 결승에서 절반도 지나지 않은 10랩차에 황진우는 1분 27.834초의 패스티스트 랩 타임을 보이며 이창욱과의 격차를 빠리게 좁히고 있었다. 앞서 시합들과 달리 후미에서 추격해오는 차량을 신경쓸 필요가 없어, 오로지 달리는 데만 집중할 수 있었던 황진우가 이창욱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였다. 13랩차를 맞이하면서 이창욱과 거리는 단 0.590초까지 좁혀졌고, 노련한 황진우는 서두르지 않고 완벽하게 추월할 수 있는 기회를 노리며 이창욱의 후미에서 추격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선두 탈환의 기회가 오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트랙 길이가 짧은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숏코스의 특성과 슬릭타이어의 한계로 인해 백마커의 랩 타임이 1분 50초대에 머물러 있는 조건이 겹쳐지면서 이창욱은 15랩만에 김중군에게 주행 라인이 가로 막힐 수 밖에 없었고, 충돌을 피하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을 수 밖에 없었던 이창욱과 달리 아웃 라인으로 빠져나가며 속도를 더욱 올린 황진우는 그대로 두 대를 단번에 넘어서며 손쉽게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마치 김중군과 이창욱의 주행 라인을 예측하고 있었다는 듯 여유롭게 선두를 빼았은 황진우는 더욱 페이스를 올리며 격차를 벌려나가기 시작했고, 한 발 늦게 백마커를 추월한 이창욱이 다시 역추월을 노리며 속도를 올렸지만 타이어 소모가 큰 상황에서 추격은 수월하지 못했다.
중위권에서도 치열한 순위 싸움이 연이어 펼쳐졌다. 황진우가 이창욱을 추월함과 동시에 김무진도 헨쟌 료마를 추월해 4위로 올라섰고, 이어 정의철마저 앞질러 3위에 안착하는 기염을 토했다. 정의철은 뒤따라 박정준(준피티드 레이싱)에게마저 추월당하며 폴 포지션이라는 잇점을 살리지 못하고 하염없이 추락해야만 했다. 팀메이트 황진우의 선전에 힘을 얻은 박정준은 팀 최초의 더블포디엄을 노리고 김무진을 따라 잡기 위해 박차를 가하며 랩을 이어갔다.
11랩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노면이 점차 마르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낀 박석찬(드림레이서)이 슬릭타이어로 교체하기 위해 피트로 들어갔고, 27랩차에는 정의철 또한 슬릭타이어로 바꾸기 위해 피트인을 감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남은 랩수가 많지 않아 피트에서 잃은 시간을 되찾고 순위를 끌어올리기는 결코 쉽지 않아 보였다.
결승 초반부터 슬릭타이어로 레이스를 펼쳤던 장현진과 김중군의 랩타임이 1분 26초대까지 올라오기 시작했으나 1랩 이상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엔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 채 10랩도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선두 황진우의 페이스는 1분 28초대를 유지하고 있었고, 그대로 가장 먼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며 이창욱의 6연승을 저지하고 포디엄 최정상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쾌거를 거뒀다.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창욱에 이어 시즌 첫 출전에도 불구하고 김무진이 세 번째로 체커기를 받으며 개인통산 첫 포디엄의 영광을 누렸다. 경기 내내 김화랑(찬스레이싱)과 치열하게 순위싸움을 벌였던 박정준은 김무진과 6.956초 차이로 아쉽게 4위에 머물렀다.

6000클래스에서 개인통산 75회 연속 완주라는 대 기록과 함께 개인통산 13번째 우승을 거머쥔 황진우는 2024년 7라운드 우승 이후 16번째 경기만에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며 시즌 챔피언의 후보 자격을 입증했다. 이번 결과로 이창욱은 종합 포인트 132점을 거둬 여전히 포인트 리더를 유지하고 있으나, 황진우 또한 총 91점을 확보하며 41점 차이로 격차를 좁혀들기 시작했다.
오는 10월 12일(토)과 13일(일)에 걸쳐 치러지는 전남GT를 포함, 6000클래스는 총 3개 라운드가 남아있어 여전히 시즌 향방은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창욱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란 점은 변함 없으나 조금의 방심에도 쉽사리 순위가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을 이번 라운드에서 보여주었으며, 새롭게 등장한 워터큐이레인레이싱과 함께 10년차 레이싱 팀인 준피티드 레이싱의 황진우, 박정준 듀오가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다면 극적인 시즌 후반부 역전 드라마도 기대해 볼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편 황진우는 이번 우승으로 6000클래스 최다 우승 기록에 있어서도 조항우(17회)를 쫓아 김의수(13회)와 함께 동률로 2위에 올라서게 됐다. 지난 라운드에 이창욱이 개인통산 12번째 우승을 차지해 황진우와 타이 기록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으나 황진우가 먼저 한발 앞서 나가게 된 것이다.
2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황진우는 “시상대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게 되어 기분이 좋다. 예선에서 타이어가 휠에서 빠지는 바람에 결과가 좋지 못했지만, 운 좋게 웨트 컨디션이 나오면서 금호타이어를 믿고 달린 덕분에 결승은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15랩까지는 타이어를 관리하며 주행했고, 후반부터 노면이 마르는 것을 느껴 관리보다는 타이어를 날려서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내가 다른 선수들보다 스톡카에 대한 경험이 많다 보니 우천시의 경험치 덕분에 오늘도 유리했던 것 같고, 빗 속에서 다루기 까다로운 스톡카 특성을 감안해서 경기를 풀어간 게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또한 팀 챔피언십 부문에선 황진우, 박정준이 총 39점을 벌어준 준피티드 레이싱이 총 138점을 누적하며 종합순위 2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여전히 리더보드 최상위에 자리하고 있는 금호SLM은 이창욱이 홀로 19점을 더하면서 201점을 확보한 상황이다. 63점 차이로 차이가 좁혀진 두 팀의 경쟁구도가 시즌 후반부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 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클래스 드라이버 챔피언십 종합순위
| 순위 | Entry No. | 선수명 | 팀명 | 종합포인트 |
| 1 | 1 | 이창욱 | 금호SLM | 131 |
| 2 | 12 | 황진우 | 준피티드 레이싱 | 91 |
| 3 | 13 | 이정우 | 금호SLM | 69 |
| 4 | 6 | 장현진 | 서한GP | 60 |
| 5 | 77 | 박정준 | 준피티드 레이싱 | 47 |
| 6 | 70 | 김화랑 | 찬스레이싱 by NH투자증권 | 34 |
| 7 | 94 | 서주원 | 오네레이싱 | 29 |
| 8 | 4 | 정의철 | 오네레이싱 | 25 |
| 9 | 5 | 김중군 | 서한GP | 24 |
| 10 | 23 | 마이키 조던 | 찬스레이싱 by NH투자증권 | 21 |
| 11 | 17 | 헨쟌 료마 | 오네레이싱 | 20 |
| 12 | 7 | 김무진 | 워터큐이레인레이싱 | 16 |
| 13 | 8 | 임민진 | 준피티드 레이싱 | 11 |
| 14 | 26 | 박석찬 | 드림레이서 모터스포츠 | 9 |
| 15 | 99 | 필킴 | 금호SLM | 5 |
| 16 | 3 | 정경훈 | 서한GP | 4 |
| 17 | 98 | 손인영 | 드림레이서 모터스포츠 | 3 |
¶ 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클래스 팀 챔피언십 종합순위
| 순위 | 팀명 | 종합포인트 |
| 1 | 금호SLM | 201 |
| 2 | 준피티드 레이싱 | 138 |
| 3 | 서한GP | 84 |
| 4 | 오네레이싱 | 59 |
| 5 | 찬스레이싱 by NH투자증권 | 55 |
| 6 | 워터큐이레인레이싱 | 16 |
| 7 | 드림레이서 모터스포츠 | 12 |
글 이광선 | 사진 정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