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LCK CUP’에서 2025년 LCK 시즌 하위팀이었던 디엔 수퍼스와 디알엑스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격변의 돌풍을 불러 일으켰다.
라이엇 게임즈가 주최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한국 e-sports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코리아'(이하 LCK)가 지난 2월 6일부터 8일까지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치지직 롤파크에서 플레이-인을 개최하고 최종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3대 팀을 선발했다.
이번 플레이-인은 하위 시드팀들이 보여준 드라마틱한 대격변의 반전이 가장 큰 관전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6일(금)에 펼쳐진 2번째 매치에서 KT 롤스터와 맞붙은 디엔 수퍼스(이하 DNS)의 경기는 14명의 전문가 중 12명이 KT의 승리를 점쳤고, 다른 2명조차도 DNS가 세트스코어 2:1로 승리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1세트에서 글로벌 골드가 1만 이상 차이가 났음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DNS는 본진의 넥서스 내구도가 50% 이상 깍이는 수세에도 불구하고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KT 롤스터의 챔피언들을 차례로 잡아낸 후 승리로 귀결지어 현장에 모인 많은 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 경기는 49분 35초가 소요되면서 지난 T1과 KT 롤스터의 최장 경기시간(46분 36초)를 갱신하고 ‘2026 LCK CUP’에서 단일 세트 최장 경기시간을 기록하며 명장면으로 남게 되었다.
이어 2세트에선 KT 롤스터가 기량을 회복하고 동점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허를 찌른 밴픽과 탄탄한 경기 운영력을 바탕으로 DNS가 경기를 지배해나갔고, 첫 세트의 충격을 극복하지 못한 KT 롤스터는 이렇다 할 극적인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 채 맥없이 넥서스가 무너지고 말았다.
같은 날, 바론 그룹 5위로 플레이-인에 진출한 브리온을 세트 스코어 2:1로 무난하게 물리치고 7일(토) 2라운드에 진출한 디알엑스는 2025년 LCK 순위 5위의 디플러스 기아를 만나 0:2로 패배하며 일요일까지 3일 연속으로 플레이-인 시합을 치르며 힘겨운 행보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 농심 레드포스(이하 NS)와 맞선 DNS의 기세는 앞서 디알엑스와는 사뭇 달랐다. 그룹 대항전에서 2승 3패의 기록으로 플레이-인에 진출한 NS는 2025년 LCK 순위 최하위의 DNS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었고, 전문가 승부 예측에서도 12명이 NS의 손을 들어주었다.
1세트는 예상처럼 NS이 오브젝트 싸움에서 유리한 전황을 가져가며 승리를 차지했지만, 2세트부터는 두두(DuDu, 이동주)와 피터(Peter, 정윤수)가 맹활약을 펼치며 NS으로 기울던 전세를 되돌려 역전승을 차지했다. 원점으로 돌려놓은 승부에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둔 마지막 승부조차도 DNS가 팀워크를 앞세워 전황을 유리하게 가져갔고, 전날 KT 롤스터와의 접전처럼 길어지는 경기 속에 끝내 두두가 NS의 넥서스를 파괴하며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쟁취해냈다.

플레이-인 파이널 라운드가 치러진 8일(일)은 디플러스 기아에 패배한 디알엑스와 DNS에게 발목 잡힌 NS의 물러날 수 없는 마지막 승부가 되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유일한 기회로 남은 이날 경기는 5전 3선승제로 치러졌으며, 전문가 예측에선 2025년 LCK 순위 9위의 디알엑스가 승리할 것이라 예측하는 사람은 단 한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막상 드러난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반전이었다. 첫 세트부터 NS을 압도하며 자신의 페이스로 경기를 끌고 나간 디알엑스는 이어진 두 번째 세트에서도 융합하지 못한 NS의 챔피언 연계를 시너지 효과로 끊어내며 착실하게 레벨을 높여 나가며 승리를 얻어냈다.
벼랑 끝에 선 NS이 남은 세트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길 팬들이 응원했으나, 끝내 NS은 승전보를 울리지 못하고 플레이-인에서 쓸쓸한 퇴장과 함께 LCK CUP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3세트에서 NS은 초반부터 원하는 대로 구도를 완성해 나가지 못했고, 용을 가운데 두고 벌어진 교전에서 예상을 뒤엎고 NS이 학살을 당하며 전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이어 전령 싸움에서도 일방적으로 패퇴한 NS은 글로벌 골드 차이에서도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고, 무럭무럭 자라난 디알엑스의 챔피언들이 교전력에서도 NS를 상회하며 전장을 지배한 결과 그대로 세트 스코어 3:0으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차지할 수 있었다.
심폐 소생술 끝에 살아난 디알엑스와 달리 NS와 KT 롤스터는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LCK CUP에서 퇴장하게 됐다. 특히 2025 LCK에서 3위로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해 준우승이라는 성과까지 거둔 KT 롤스터로서는 플레이-오프에 발도 붙이지 못하면서 더욱 아쉬움이 큰 시즌으로 남게 됐다.
한편, 오는 2월 12일(목)부터 치러지게 될 플레이-오프에서 첫 경기는 BNK 피어엑스가 DNS를 지명하며 5전 3선승제로 진행된다. 이튿날인 13일(금)은 디플러스 기아가 디알엑스와 격돌하게 되며, 각 라운드 승자를 두고 바론 그룹의 1, 2위로 먼저 진출한 젠지 이스포츠와 T1이 상대를 지명하여 3, 4라운드가 치러진다.
플레이-오프는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되며, 그룹 대항전과 플레이-인과 마찬가지로 치지직 롤파크에서 개최된다. 플레이-오프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승 진출이 결정된 3개 팀은 홍콩에 위치한 카이탁 아레나에서 28일과 3월 1일 양일간에 걸쳐 파이널 매치를 맞이한다.
플레이-오프와 결승 진출전 및 파이널 매치는 모두 온라인 플랫폼 치지직과 SOOP의 LCK 공식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글 이광선 | 사진 정인성 기자, 인포그래픽 Riot Ga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