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롤스터를 꺽고 결승전에 진출한 Gen.G가 한화생명 e스포츠(이하 HLE)를 꺽고 2025 League of Legends Championship Korea(이하 LCK)의 우승컵을 치켜 올렸다.
지난 9월 28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개최된 2025년 시즌 LCK 결승전은 첫 세트부터 Gen.G의 거친 기세를 실감케 했다. HLE가 블루진영에서 스타트한 가운데, 2분만에 바텀에서 HLE가 첫 블러드를 가져가고, 이어 Zeka가 Chovy를 사냥했을 때만 해도 HLE의 승기가 엿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8분차에 탑라인에서 일어난 전면전에서 Gen.G가 2킬을 확보하며 HLE를 패퇴시키며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1세트 시작 11분만에 Gen.G가 드래곤의 어그로를 끌어가자 HLE가 공세를 펼쳤고, 일진일퇴의 공방전 속에 Gen.G가 드래곤을 잡아내며 우세를 점했다. 이어진 국지전에서 Ruler가 Viper를 꺽은데 이어, 미드라인에서 벌어진 또 한번의 전투에서도 Gen.G가 승기를 이어갔다.
19분이 경과하면서 드래곤을 앞 두고 벌어진 3차 전면전에서도 HLE가 Gen.G의 협공에 휩쓸리며 킬 수에서 수세에 몰렸고, 오브젝트 싸움마저 불리한 형국으로 밀리면서 그대로 첫 세트는 Gen.G의 이름표가 걸리게 됐다.

블루진영으로 2세트 경기도 풀어간 HLE는 15분차 바텀의 포탑을 무너뜨리러 나섰지만, 방어에 나선 Gen.G에게 오히려 킬을 허용했고 이어 20분이 경과하자 바텀라인에서 다시 한번 전면전이 벌어졌다. 삼면에서 포위망을 형성한 HLE가 승리하는가 싶었으나, 두터운 방진을 쌓은 Gen.G가 공세를 막아낸 후 반격을 펼치며 HLE의 5 챔피언이 모두 절명하고 말았다.
챔피언들의 전멸에 사기가 떨어질 법도 했으나, 다시 한번 전열을 정비한 HLE가 이어진 한타 싸움에서 승리를 차지하며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26분차에 드래곤 앞마당에서 다시 한번 총력전이 펼쳐졌고 이번엔 Gen.G가 2킬을 올리며 HLE의 공세를 막아냈다. HLE 또한 한 킬이라도 올리겠다고 애썼으나 Gen.G는 단 한 명의 피해도 없이 전투에서 물러났다.
조급해진 Zeka가 Gen.G이 배후에서 게릴라전을 펼쳤으나 오히려 4:1로 포위당해 허무한 킬 수를 헌납했고, 남작을 사냥하는 Gen.G를 훼방하러 간 HLE는 이번에도 패퇴하고 말았다.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드래곤을 앞두고 벌어진 전면전은 HLE가 연계플레이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가져오는가 싶었으나, 잠시 밀려난 Gen.G가 숨을 고르며 태세를 정비한 후 마지막 공세를 펼치면서 HLE는 두 번째 세트마저 내줄 수 밖에 없었다.

세트스코어 2:0으로 Gen.G가 앞서나가면서 싱겁게 결승전이 마무리되는가 싶었으나, HLE 또한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었다. 다시 한번 블루진영으로 스타트 한 HLE가 유충둥지에서 펼쳐진 4:4의 초반 전투에서 호각의 승부를 벌이며 사기가 꺽이지 않았음을 보여주었고, 바텀에서 밀고 올라가며 드래곤을 사냥하던 Gen.G를 급습한 HLE는 Kiin을 역소환시키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19분차, 미드라인 전면전에서도 HLE가 Gen.G의 챔프들을 하나 둘씩 꺼꾸러뜨리며 기세를 이어갔고, 잠시 후 Gen.G가 또 한번 공세를 펼쳤으나 이 또한 HLE의 거침없는 난무 앞에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 킬 수에서 이미 18:9로 두 배의 차이를 보이며 23분차를 맞이하자 HLE는 전선을 Gen.G의 본진 코 앞까지 좁혀 들어갔고 마지막 회생의 반전을 꿈꾸며 남작 스틸에 나선 Gen.G를 HLE가 역공으로 막아내며 어렵지 않게 남작을 손에 넣었다.
기세를 몰아 파상공세를 펼친 HLE를 더이상 막아내지 못한 Gen.G가 손을 들었고, HLE가 첫 승을 장식하며 반전의 불씨를 피워 올렸다.

3:0 완승을 눈 앞에 두고 씁쓸한 패배를 당한 Gen.G가 4세트에 블루 진영을 택했다. 이번 한 세트로 명암이 갈리는 만큼 어느 팀도 섣불리 싸움을 걸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경기는 처음부터 매우 소극적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었다.
긴장감 높은 신경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15분차에 드래곤 사냥에 나선 Gen.G를 향해 HLE가 바텀에서 올라오며 이빨을 드러냈으나 이미 용 사냥을 마친 Gen.G의 카운터에 HLE도 쉽게 승기를 가져가지 못했다. 5분 후 다시 한번 전면전이 펼쳐졌고, Zeus의 초상화를 회색으로 물들인 Gen.G였으나 HLE는 킬 수에서 6:9로 다소 우세함을 점하며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30분이 넘어서면서 지루한 전투가 이어가는가 싶었으나 Gen.G는 Zeus와 Peanut을 연달아 잡아내며 숨통이 트였고, 이어 남작까지 가져가며 탑라인에 공격의 물꼬를 텄다. 쉽사리 결승을 내줄 수 없었던 HLE가 미드라인 접전에서 Canyon과 Duro를 잡아내며 분위기를 뒤집으려 애 썼으나, 침착하게 기세를 잃지 않은 Gen.G는 팀워크를 앞세우며 끝내 HLE의 챔피언들을 무위로 되돌리고 3:1의 세트 스코어로 6회 연속 LCK 우승의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LCK 우승으로 1시드를 배정받으며 월드컵에 진출하게 된 Gen.G의 김정수 감독은 “3세트 밴픽에서 잘못 선택하긴 했으나, 지금까지 Gen.G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월드에서도 많은 팀들과 스트럼 잡는데 수월할 거라 기대한다.”며, “LCK 시작때만 해도 우리의 우승을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다. 오늘 우리의 가치를 증명해 내서 너무 기쁘고 같이 우승해 준 선수들이 너무 대견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MVP로 선정된 Ruler는 “Gen.G에서 팀을 이적한 후 Gen.G의 성적이 계속 좋았다. 다시 돌아와서 성적을 내지 못했을 때 부담과 압박감이 많았다.”며, “MVP는 결승에서 단 한 명에게만 주어지는 상이기에 내 이름이 호명된 순간 많이 기뻤고, 그만 울컥한 감정에 눈물을 흘렸다. 내 이름을 팬들이 불러주는 것이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고, 너무 기쁘고 행복한 순간이었다.”라고 감상을 남겼다.

글 이광선 | 사진 WV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