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개최되는 글로벌 최정상급 투어링카 레이스 ‘2026 금호 FIA TCR 월드 투어(이하 TCR 월드 투어)’가 오는 10월 2일과 3일, 양 일간에 걸쳐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인제스피디움(L=3.908㎞)에서 18대의 차량이 출전한 가운데 시즌 종반을 향한 각축전을 벌이게 된다.
전세계 8개 경기장에서 20개 라운드가 개최되며 승부를 겨루는 ‘TCR 월드 투어’의 이번 시합은 아시아 투어의 서막을 여는 중요한 무대이자 국내 모터스포츠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벤트이기도 하다. 양산차 기반 투어링카의 최고봉인 TCR 월드 투어 개최로 정상급 드라이버들의 실력을 직접 관전할 수 있다는 점과 현대자동차 브랜드의 경주차가 글로벌 무대에서 챔피언십을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홈 그라운드인 대한민국 서킷에서 펼쳐보이게 될 경쟁 구도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인제스피디움에서 펼쳐지게 될 이번 라운드의 첫 번째 핵심 관전 포인트는 챔피언십 타이틀을 향한 드라이버와 팀 순위 다툼의 분수령이라는 점이다. 현재 9라운드까지 마친 시점에서 드라이버 포인트 부문은 지리 시안 레이싱(Geely Cyan Racing)의 산티아고 우루티아(Santiago URRUTIA)가 230점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BRC 현대 N 스콰드라 코르세(BRC Hyundai N Squadra Corse)의 미켈 아즈코나(Mikel AZCONA)가 단 10점 차인 220점으로 턱밑까지 바짝 추격하고 있어 언제든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긴장감이 감돈다.
여기에 BRC 현대 N 스콰드라 코르세의 베테랑 노버트 미첼리즈(Norbert MICHELISZ)가 198점으로 3위에 포진해 호시탐탐 역전을 노리고 있다. 팀 포인트 부문에서도 선두 지리 시안 레이싱이 480점, 2위 BRC 현대 N 스콰드라 코르세가 424점을 기록하며 양강 체제를 형성해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다. 인제 라운드는 한 주말 동안 10, 11, 12라운드 등 총 세 차례의 결선 레이스가 치러지기 때문에 단 한 번의 경기 결과로도 대량 득점이 가능해 시즌 판도가 완전히 뒤흔들릴 수 있다.

상위권 맹추격에 나서는 다크호스들의 움직임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요소다. 지리 시안 레이싱의 얀 에를라헤(Yann EHRLACHER)가 186점으로 4위에 올라 있고, SP 콩페티시옹(SP Compétition)의 오렐리앙 콩트(Aurélien COMTE)가 168점으로 5위를 기록하며 선두권 진입을 노린다. 이어서 테드 비외르크(Thed BJÖRK)와 마칭화(MA Qing Hua)가 각각 161점과 145점으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어 경기 초반부터 피 말리는 순위 싸움이 예고된다.
특히 이번 인제스피디움 결선은 지리 프리페이스 TCR(Geely Preface TCR)과 현대 엘란트라 N EV TCR 간의 정면충돌로 압축된다. 지리 시안 레이싱의 테드 비외르크, 마칭화, 얀 에를라헤, 산티아고 우루티아가 출격하며, 이에 맞서 현대 진영은 BRC 현대 N 스콰드라 코르세의 노버트 미첼리즈와 미켈 아즈코나가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맞불을 놓는다. 여기에 SP 콩페티시옹의 빅토르 안데르손(Viktor ANDERSSON)과 장카를 베르네(Jean-Karl VERNAY)가 쿠프라 레온 VZ TCR(CUPRA Leon VZ TCR)을 앞세워 틈새를 노린다.
인제스피디움 서킷 자체의 혹독한 트랙 특성도 승부를 가를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제스피디움은 가파른 고저차와 연속되는 블라인드 코너, 테크니컬한 중저속 복합 코너가 조화를 이루어 드라이버의 담력과 타이어 관리 능력을 극한까지 시험한다. 유럽 서킷에 익숙한 최정상급 드라이버들에게도 생소한 레이아웃인 만큼, 짧은 연습 주행 동안 서킷의 연석 활용과 최적의 브레이킹 포인트를 누가 먼저 완벽히 공략해내느냐가 예선과 결선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모터스포츠 팬들에게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대목은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대한민국 드라이버들의 와일드카드 활약이다.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Solite Indigo Racing)의 박준성이 현대 엘란트라 N TCR로 출전을 알리며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여기에 러셀 모터스포츠(Russell Motorsport) 소속으로 안정민과 이율이 나란히 현대 엘란트라 N TCR 운전대를 잡고 세계 무대의 높은 벽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제스피디움에 대한 풍부한 주행 데이터와 높은 이해도를 보유한 국내파 드라이버들은 해외 강호들을 상대로 이변을 연출할 잠재력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TCR 아시아 시리즈 엔트리와 맞물려 출전하는 중화권 드라이버들과의 치열한 중위권 자리다툼 속에서 한국 드라이버들이 상위권 순위에 오를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다.
여기에 TCR 아시아 시리즈와의 통합 경쟁 구도 역시 레이스의 재미를 한층 배가시키는 요소다. 피지시카 블루 레이싱(PGsica Blue Racing)의 리자준(LI Jia Jun), 중산 SRC(Zhongshan SRC)의 우지우청(WU Jiu Cheng)이 아우디 RS 3 LMS TCR로 출전하며, 이볼브 레이싱(Evolve Racing)의 바이에른 입 와이 헤이(Bayern YIP Way Hei)와 로스호(LO Sze Ho), Z.스피드(Z.Speed)의 투야터(TU Ya Te) 등 다양한 아시아권 강자들이 대거 가세해 서킷을 가득 채운다.
다양한 제조사별 경주차들의 성능과 인제 서킷의 테크니컬 코스 조합이 빚어낼 명승부는 이번 주말 모터스포츠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굴 준비를 마쳤다. 세계 최고 수준의 투어링카 드라이버들이 펼치는 숨 막히는 추월전과 국내파 선수들의 패기 넘치는 도전이 어우러질 10~12번째 라운드에서 과연 누가 포디움 정상에 서며 챔피언 트로피에 한 걸음 더 다가설지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글 이재희 | 사진제공 TCR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