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풋볼 컨퍼런스(NFC) 1시드로 진출한 시애틀 시호크스(Seattle Seahawks)가 LA 램즈(Los Angeles Rams)를 31:17로 격파하며 슈퍼볼로 가는 티켓을 확보했다.
현지 시각으로 지난 25일, 홈 그라운드인 시애틀 루멘필드에서 개최된 NFC 챔피언십에서 시호크스는 램즈의 지칠줄 모르는 추격에도 불구하고, 침착한 경기 운영과 찬스를 놓치지 않는 결정력으로 31:27로 컨퍼런스 우승을 차지했으며, 동시에 11년만에 슈퍼볼에 진출하는 자격을 획득해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시호크스는 첫 쿼터부터 에너지 넘치는 움직임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쿼터백 샘 다놀드(S.Darnold)의 51야드 짜리 롱패스가 라시드 샤히드(R.Shaheed)에게 연결되며 기세를 탄 시호크스는 경기 시작 5분여만에 러싱 터치다운으로 선취점을 따내 7:0으로 리드했다. 램즈도 빠르게 공격을 이어가며 2분여 만에 해리슨 메비스(H.Mevis)의 44야드의 필드골로 격차를 좁혔으나, 시호크스는 1쿼터 종료 54초를 남겨두고 제이슨 마이어스(J.Myers)의 56야드 필드골로 응수하며 7점차 스코어를 유지했다.
2쿼터를 맞이한 램즈는 5번의 플레이만에 33야드를 나아가며 시애틀 진영 32야드지점까지 도달했지만 다시 한번 메비스의 필드골로 3점을 추가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시호크스의 발걸음을 붙들어 놓은 램즈는 두 번째 드라이브에서 총 87야드를 진격, 쿼터백 매튜 스태포드(M.Stafford)의 패스가 카이렌 윌리엄스(K.Williams)에게 연결되며 그대로 터치다운과 함께 10:13으로 스코어를 역전시켰다.
역전의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시호크스는 단 54초를 남겨두고 3번의 패스로 램즈 진영 9야드까지 밀고 들어왔다. 첫 공격에서 페널티를 받고 5야드를 후퇴했지만 내내 침착한 경기 운영을 선보여 온 다놀드의 14야드 패스를 받은 잭슨 스미스-인지그바(J.Smith-Njigba)가 램즈의 엔드존을 밟으며 스코어는 17:13으로 또 한번 뒤집히고 말았다.

이번 시합의 백미는 3쿼터였다. 양 팀 합산 4개의 터치다운이 쏟아지며 창과 창의 맞대결로 펼쳐진 3쿼터는 선수와 팬들 모두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첫 드라이브에서 10야드를 나아가지 못한 시호크스가 공을 차냈고, 램즈의 자비에 스미스(X.Smith)가 놓친 공을 다레크 영(D.Young)이 리커버하며 기회를 살려냈다. 극적인 반전을 보여준 시호크스는 제이크 보보(J.Bobo)가 3분도 채 지나지 않아 터치다운으로 시호크스에 점수를 추가했고, 이에 질세라 40야드의 패스로 물꼬를 튼 램즈는 연속해서 공격을 성공시키며 네 번의 플레이만에 75야드를 나아가 터치다운을 성공시켰다.
3쿼터 두 번째 드라이브에서 시호크스는 5분여만에 65야드를 진격, 램즈에서 이적해 온 쿠퍼 컵(C.Kupp)이 터치다운을 만들어내며 31:20으로 점수차를 벌려놓았지만, 램즈의 와이드 리시버 푸카 나쿠아(P.Nacua)가 시호크스의 좌측 엔드존 코너에서 성공적으로 볼을 캐치해 집요하게 따라붙으며 31:27로 3쿼터를 마무리 지었다.
4점차를 유지한 가운데 치열하게 이어지던 공방전은 4쿼터에서 보여준 시호크스의 묵직한 수비로 결말이 났다. 스피디하고 폭발적으로 진행됐던 앞서 3개의 쿼터와 달리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시호크스는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격권을 넘겼고, 역전 드라마를 꿈꿨던 램즈는 빠르게 패스를 성공시키며 시호크스의 진영 6야드 지점까지 육박해 들어갔으나 추가점을 내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경기 종료 5분여를 남겨두고 시호크스가 4점차를 벌리기 위해 애썼지만 이번에도 간신히 하프라인을 5야드 넘어가는데 그쳤다.
마지막 역전의 기회를 받은 램즈였으나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알뜰하게 플레이 시간을 써버린 시호크스가 램즈에게 남겨준 시간은 25초에 불과했고, 단 세 번의 플레이만에 이 짧은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가며 결국 최종 스코어 31:27로 시호크스가 컨퍼런스 챔피언십을 차지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침묵하는 양들 위로 비상하는 물수리들은 이제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향한 활개짓을 시작한다. 현지 시각으로 오는 2월 8일 오후 6시 30분에 예정된 ‘제60회 슈퍼볼’에서 시호크스는 AFC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맞아 11년만의 설욕전을 펼치게 된다.
특히나 이번 대결은 2015년 제49회 슈퍼볼에서 맞닥뜨렸던 두 팀이 재대결을 펼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시 경기 종료 직전, 패트리어츠의 골라인 바로 앞에서 공격 기회를 잡은 시호크스는 패트리어츠의 수비수 말콤 버틀러에게 패스를 인터셉트 당하며 통한의 패배를 겪었던 만큼, 이번 리벤지 매치를 통해 당시의 아픔을 씻어내고 구단에 통산 두 번째 슈퍼볼 우승을 안겨줄 수 있을지 많은 팬들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글 이광선 | 사진제공 Seattle Seahawks site